“u헬스케어 산업 활성화의 복병은 신기술이 아니다.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사자들이다.”
미국 내 u헬스 분야 최고 전문가인 김용민 워싱턴주립대 교수(전자·바이오공학)는 이같이 밝히며 “의료 서비스 패러다임이 기존 의사 또는 의료기관 중심에서 탈피, 환자·가정·개인 중심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아무리 획기적인 u헬스케어 기술이라도 무용지물에 불과할 뿐”이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기업은 u헬스케어 서비스 이용자 중 누가 돈을 지출, 수익을 낼 것인지 비즈니스 모델을 정확히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u헬스케어는 사회·정치·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걸쳐 있다. 김 교수는 스펙트럼이 넓은만큼 정부·의료진·보험회사·기업 등이 자칫 엇박자를 내면 u헬스케어 산업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특히 정부가 u헬스케어 저변 확산을 위해서는 이해 당사자를 대상으로 한 페널티와 인센티브를 적절히 섞은 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다음은 1문 1답이다.
―u헬스케어는 왜 중요한가.
▲미국 헬스케어 시장은 지난해 GDP 17%(2200조원)에 달한다. 의료비 지출이 급증했다. 미국은 고령화 등으로 의료비 지출이 늘면서 재정 부담이 적지 않다. 20세기 이후 의사가 집을 찾아 가던 왕진이 사라졌다. 의사 병원 중심으로 서비스 패러다임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갈수록 삶의 질은 향상되겠지만 반대 급부로 의료비 지출이 급상승할 것이다. 의료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 의료 서비스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IT를 이용해 진료를 의료기관이 아닌 원격 단말기로 집에서 진단받고 치료 관리도 해야 한다.
―u헬스케어 활성화 걸림돌은 무엇인가.
▲의료진이 동조하고 같이 참여하지 않으면 u헬스케어는 대중화할 수 없다. 미국 사회 일부 의료진은 u헬스케어에 두려운 시각을 갖고 있다. 기존 권리를 빼앗길까봐 반대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정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의료진에게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던져주는 합리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미국도 2004년 부시 정부 때 개인이 개인건강 기록에 접근·관리하는 ‘개인건강기록(PHR)시스템’ 도입을 2014년께 의무하기로 했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미국 원격진료협회가 활동하고 있지만 2000∼3000명에 불과할 정도로 u헬스케어 입지는 약하다.
―기업은 u헬스케어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기술 시연은 쉽다. 문제는 환자에게 u헬스케어 서비스 모델이 얼마나 유용하게 적용되는지다. u헬스케어 기업은 비즈니스 모델을 잘 수립해야 한다. 일반인·보험회사·정부·직장 중 누가 돈을 낼 것이며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시장에서 IT인력과 의료진은 무엇을 원하는지 함께 파악해야 한다. 말이 쉽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IT인력은 의료 서비스를 모르고 의료진은 IT를 모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헬스케어 관련 우수한 연구 성과물 중 약 98%가 실제로 임상에 쓰이지 않은 채 사라진다. u헬스케어 분야에서 1∼2년 단기에 성과를 얻을 수 없다. 중장기 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미국은 1946년부터 바이오·의료기기 분야에 대대적으로 투자했다. 그 성과가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60∼70년대, 바이오 분야에서는 80년대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물론 IT 발전으로 성과 시간을 단축할수 있다. 한국 IT 기업들은 10년 이상 꾸준하게 투자하고 M&A를 통해 u헬스케어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
안수민기자 smahn@
◇김용민 워싱턴 주립대 교수는= 75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시애틀에 있는 워싱턴 주립대에서 바이오공학 및 전자공학 교수로 활동한다. 그의 주요 연구 분야는 의료영상·컴퓨팅·초음파영상진단기·전자의료기기·홈헬스케어·분자 영상 등이다. 특히 그는 집에서 사용이 가능한 초음파영상진단기 개발에 관심을 쏟는 등 u헬스케어 분야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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