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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뮬레이션 게임은 게임 역사 초기부터 사랑받아온 장르다. PC나 콘솔 게임기의 컴퓨팅 파워가 떨어지던 90년대부터 마이크로프로스(MICROPROSE), 다이내믹스(Dynamics) 등이 꾸준하게 각종 전투기, 헬리콥터, 레이싱 게임 등을 꾸준하게 내놓으면서 게이머를 사로잡았다.

 초기에 이런 게임을 즐기는 방법은 키보드나 단순한 조이스틱 정도가 전부였다. 게임이 훌륭하다 해도 현실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다르다. 일반적인 게이머는 물론이고 게임을 즐기는 데 투자하는 비용을 아까워하지 않는 마니아가 늘어나면서 각종 게임 컨트롤러도 실제 비행기, 자동차와 같은 느낌을 주는 제품이 늘고 있다.

 영국 사이테크는 각종 게임 컨트롤러 전문 기업으로 특히 비행 시뮬레이션 컨트롤러로 유명하다. 단순한 스틱뿐만 아니라 실제 항공기나 특정 전투기와 똑같은 형태로 비행기 출력을 조절하는 스로틀, 발로 방향을 조절하는 러더까지 만들어낸다. 매년 공군이 개최하는 비행 시뮬레이션 대회에서도 사이테크의 컨트롤러를 쓴다.

 한국기업인 VR인사이트도 비행 시뮬레이션 마니아 사이에선 꽤 알려졌다. 게임상 가상의 비행기 패널을 실제와 똑같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패널과 게이머 머리 움직임을 화면 움직임과 동기화하는 장치를 생산한다.

 레이싱게임 컨트롤러도 ‘실감’을 논할 때 빼놓으면 섭섭하다. 로지텍코리아가 지난 7월 출시한 플레이스테이션(PS)3용 레이싱게임 전용 레이싱 휠 ‘드라이빙 포스 GT’는 실제로 레이싱을 하며 운전대를 잡았을 때 겪는 상황을 게이머가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게임 내 노면 상태에 따라 핸들이 진동하거나 반대방향으로 힘이 가해지는 포스 피드백(force feedback) 기능, 자동차 특성에 따라 브레이크, 제동장치 민감도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은 기본이다. 휠 자체 회전 각도도 무려 900도로 실제 자동차와 거의 유사하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크기도 실제와 똑같다. 휠 중앙의 경적은 사용자에게 웃음마저 준다.

 이런 제품은 모두 최첨단의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얼마나 실감을 향한 사용자의 요구를 만족시키는지가 관건일 뿐이다.

최순욱기자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