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고향에서 보낸 후 서울로 돌아오는 차량이 고속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던 지난 15일 오후 미국 4대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가 파산 신청을 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리먼브러더스는 우리나라 산업은행과 매각 협상을 벌이는 등 적극적으로 인수자를 찾고 있던 터라 전격적인 파산 신청은 전 세계를 패닉 상태로 몰아넣었다. 투자자들의 주식매도로 전 세계 증시는 폭락했으며 우리 정부와 금융기관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러나 겉으로 봐서는 우리 정부와 기관은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내 금융사들이 리먼브러더스에 투자한 금액은 7억2000만달러에 불과하며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충격이라는 주장이다. 총 2조450억달러에 이르는 금융권 전체 자산과 비교해 본다면 이 같은 투자액은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 보는 우려감은 더 크다. 리먼브러더스로 인해 자금난을 겪게 되는 해외 금융기관이 한국 주식을 매각하고 떠나는 상황을 고려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리먼의 파산으로 자산 손실을 입게 된 투자자의 투매사태가 이어진다면 국내 금융시장도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정부도 이점을 의식해 국부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비합리적인 반응을 자제할 것으로 당부했다.
아울러 미국의 금융위기는 부동산 거품이 붕괴되면서 촉발된 것이라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 우리나라도 부동산 거품으로 고민하고 있으며 만약 거품이 빠진다면 경쟁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해온 금융기관은 큰 손실을 입게 된다.
최근 정부가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우려감을 더하고 있는 요인이다. 거품 붕괴 직전의 현상이 아닌지 하는 불안감이다. 또 금융시스템의 특성상 외재화되지 않은 숨은 위기도 많다는 것을 감안해 볼 때 낙관은 금물인 듯하다. 그래서 한국의 금융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권상희기자<경제교육부>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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