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남북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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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산 관광객 사망 사건 이후 남북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꼬여 있다. 사실 금강산 사건이 촉매제가 되기는 했지만, 그 이전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돼 왔다. 꼬인 실타래는 풀면 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 실마리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남북은 항상 긴장관계를 지속해 왔다. 다만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그것이 드러나 보이기도 하고 수면 아래 잠재해 있기도 했을 뿐이다. 지금은 그러한 긴장관계가 수면 위로 나타났을 뿐이다. 따라서 언젠가는 실타래가 풀리고 이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긴장관계가 수면 아래로 내려가고 다시 공존의 관계로 돌아갈 것이다.

 문제는 그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다. 이런 긴장관계가 오래 가면 갈수록 큰 후유증을 낳게 된다. 새로운 관계로 복원하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유무형의 자산이 많이 소진된다. 또 사람들의 마음을 이전처럼 되돌리는 일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분명 남북은 서로가 필요한 사이다. 남은 국제적 지위에 맞게 세계 경제·정치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이기 위해 북을 끌어안고 가야 한다. 이는 북을 이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우리에게 좀 더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북에는 현실적으로 남의 자본과 기술력이 필요하다. 중국을 통한 많은 지원이 있다고는 하지만, 대가 없는 지원은 이제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나마 대가성이 적은 남쪽의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북미 관계가 좋아져 북한이 테러 지원국에서 해제된다 해도 당장 경제적으로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상황을 북은 너무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남북은 모두 서로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양쪽은 단추를 잘못 끼우고 있다. 별 소득 없는 객기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그 표면적인 시작이 금강산 관광객 사망사건이다. 이때부터 서로에게 강수를 두기 시작해 결국은 양측이 서로 원하지 않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지금은 남과 북이 남북문제를 어떻게 풀어 갈 것인지를 정확하게 판단해야 할 때다. 모든 일에는 시기가 있고 시대의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 내가 급하다고, 반드시 해야 된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노력과 사회적 분위기 등 시기가 적절히 맞아야 일이 진행된다. 물론 시기를 앞당길 수는 있다. 많은 사람의 노력은 환경을 조성해 일이 진행되는 시기를 충분히 앞당길 수 있다. 시대의 흐름도 마찬가지다. 사회는 일정한 흐름을 가지고 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그 흐름의 기준이 된다. 이를 거스르려 할 때 많은 사람이 불행을 겪고, 인류가 불행을 겪는 것을 우리는 세계사적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금 남북이 처한 상황에서 시대의 흐름은 공존이다. 통일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는 필요 없다. 각자 삶의 공간에서 상대방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공존이 필요하고 이것이 우리 시대의 흐름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되돌리려 한다면 이는 남북 모두가 불행을 겪게 되는 것이다. 남북 모두 이 시대적 흐름을 인식하고 준비해 나가야 한다. 지금 남북 간 꼬여 있는 실타래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인식하고 있다면 풀리게끔 돼 있다. 다만 지금 시기가 그러한 환경이 되지 못할 뿐이다. 그러나 시기는 충분히 앞당길 수 있다. 부단한 노력과 상대방을 이해하고자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각자 명분 쌓기에만 치중하지 말고 먼 훗날 우리 역사에서 중요한 고비를 슬기롭게 넘겼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대의적 차원에서 남북 모두의 노력이 요구된다.

유완영/유니코텍코리아 회장jamesu6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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