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 게임산업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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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산업이 세계적으로 성장일로를 걸으면서 우리나라도 이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히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온라인게임을 집중 지원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없애자는 주장도 나왔다. 아울러 무조건적인 규제 철폐보다는 우리 사회의 특성과 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함께 제기됐다.

 이와 관련, 전자신문은 26일 저녁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게임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정보통신미래모임(회장 정태명 성균관대 교수) 8월 정기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민규 한국게임산업진흥원 정책기획본부장이 주제발표를 맡고 김동규 지오인터랙티브 부사장과 김종일 NHN 정책기획파트장의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게임이 문화 콘텐츠산업의 핵심이라는 사실은 대체적으로 인정하면서 이를 우리나라가 세계적 주도권을 쥐고 나갈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또 후발 주자지만 무섭게 우리나라를 추격하고 있는 중국 게임업체에 대한 대응 방안도 함께 모색했다.

 ◇게임산업은 차세대 성장동력=김민규 본부장은 국내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각종 수치로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게임산업은 국내 문화 콘텐츠 수출액의 절반가량인 48.9%를 차지할 정도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바가 크다”며 “더욱이 게임산업은 영업이익률 면에서 제조업을 훨씬 웃도는 고부가가치산업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특히 한국의 온라인게임은 세계 시장 점유율 34.5%로 1위”라며 “세계 60여개국에서 약 4억명이 이용하는 한국의 최고 히트상품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모바일게임의 가능성도 만만치 않다. 김동규 지오인터랙티브 부사장은 “애플은 아이폰용 콘텐츠를 파는 아이튠스 앱스토어를 지난 6월 오픈한 후 한 달 만에 300억원의 수익을 냈다”며 “특히 여기에서 파는 세가의 ‘몽키볼’이라는 모바일게임은 개당 9.99달러인데 20일 만에 30만개가 팔렸다”고 밝혔다.

 ◇유관 산업과의 협력 필요해=이처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게임산업의 육성을 위한 제언도 속속 나왔다. 신상철 한국정보사회진흥원 u서비스지원단장은 “게임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업체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클러스터 형성과 같은 정책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민규 본부장은 “초기 단계지만 게임업체와 PC 및 주변기기업체들과의 협력이 있다”며 “문화부 차원에서 하드웨어 등 유관 업체와의 협력 방안을 준비 중이며 마이크로소프트와는 글로벌 허브센터를 만드는 성과를 거뒀다”고 답변했다.

 김성수 서오텔레콤 사장은 한·미·일 게임 기술 격차와 중국의 우라나라 게임 베끼기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김민규 본부장은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 요소는 기술보다 기획”이라고 전제하며 미국이나 일본과 기획력은 차이를 부정할 수 없지만 온라인게임의 운영 능력이나 네트워크 기술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했다.

 아울러 김 본부장은 “온라인게임에서도 중국은 불법 서버 등을 통해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는데 최근 중국 정부와 게임을 포함해 문화산업에 대한 협력 방안의 논의 통로를 열었다”며 향후 기대감을 나타냈다.

 ◇규제 완화는 필요하지만 현실 고려해야=최근 게임산업의 화두인 규제에 대해서는 과감한 철폐론과 현실적 신중론이 모두 나왔다. 김병배 전 공정위 부위원장은 “산업에 정부 개입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원칙을 말하며 “사업자 스스로 할 수 없는 성인물 규제나 청소년 보호 등은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김종일 NHN 정책기획파트장은 “각종 문제의 원흉을 게임으로 보는 시각이 문제며 게임도 다른 산업 정도의 시선만 보내주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김 파트장은 아울러 “도박은 법적 규정이 명백한데 게임에 사행성이 약간 있다고 이를 도박으로 취급하면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김민규 본부장 역시 “게임에서 가장 문제가 큰 규제는 사회적 시각”이라며 “게임법의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청소년 보호법이나 건축법 등 연관법에서 이를 가로막기 때문에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오재인 단국대 교수는 “우리 상황에 맞는 어느 정도의 규제는 필요하다”며 “가정이 파탄날 정도의 사례가 잦다면 이는 규제가 전제돼야 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문영성 숭실대 교수도 “국내 온라인게임에서 사행성이 높은 건 사실”이라며 “아이들이 많이 하는 게임은 특히 명확한 부모 동의 절차가 전제돼야 앞으로 고급 문화로 취급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장동준기자 djjang@

◆주제발표 : 게임은 한국의 차세대 성장동력

 김민규 한국게임산업진흥원 정책기획본부장

 지난 1973년 ‘콩’이라는 최초의 상업용 게임이 나온 이후 장르별로 게임은 비약적 발전을 거듭했다. 게임은 미래 성장동력이다. 게임은 체험형·상호작용형·참여형 콘텐츠다. 예술적·산업적·기술적 가치가 있다.

 세계 각국은 21세기에 들어 게임산업 육성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중국은 정부 차원의 강력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민간에 맡기는 일본조차도 2006년 게임산업 육성 정책을 만들었다. 프랑스 역시 500억원의 재원을 마련, 게임 인력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2007년 기준으로 세계 게임 시장은 922억달러 규모. 2009년에는 1164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세계 게임 시장의 80% 이상이 비디오게임과 아케이드게임에 집중돼 있고 온라인게임은 7.6%에 불과하다.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앞으로 성장 가능성은 온라인게임이 높다. 아직 온라인게임 시장은 역사가 10년에 불과하다.

 우리 정부는 세계 게임 3대 강국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7년 게임 수출은 7억8000만달러다. 무역 흑자액은 3억9000만달러에 달한다. 수출의 95.5%가 온라인게임이다.

 세계 60여개국 이상에서 한국 온라인게임이 서비스되고 있다. 일본이 31.1%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30.9%), 미국(17.7%), 대만(7.7%)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한국 게임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3.5% 정도다. 온라인게임은 34.5%로 세계 1위다. 모바일게임은 5.9%로 4위 정도다.

국내 게임 시장은 2007년 기준으로 5조1436억원 규모다. 올해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6조원 이상으로 전망된다. 2010년에는 7조6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2002년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업체는 1개였는데 2006년에 5개로 늘어났다. 100억원 이상은 14개에서 27개로 늘었다. 세계 유수의 게임업체와 비교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이를 유지하려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게임은 세계 청소년의 문화코드다. 중동·남미 등 신규 시장도 크다. 약 4억명이 한국 게임을 하고 있다. 한국 상품 중 가장 많은 세계인이 쓰는 상품이다.

 최근 게임산업의 추세는 대형화다. 어지간한 게임은 제작하기 위해 3년 이상의 시간과 2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 대작 비디오게임은 5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도 한다. 문화산업은 원소스멀티유스 성격이 강하다. 일본은 만화에서, 미국은 영화에서 출발하지만 한국은 게임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패널토론 : 모바일게임 산업의 전망

 김동규 지오인터랙티브 부사장

 모바일게임은 이동성이 있는 휴대형 기기에서 즐기는 게임이다. 현재는 휴대폰이 주류지만 PDA나 차량용 내비게이션·MP3플레이어·와이브로 단말기 등도 대상이 된다. 2007년 국내 시장 규모는 2500억원 정도다.

 국내 모바일 콘텐츠 시장 전체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1%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이 고성장 시기는 아니다. 2007년 2500억원 수준에서 2012년이 돼도 3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향후 변화 전망은 플랫폼 하드웨어의 발달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의 아이폰이나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등이 사례다. 국내에서 만들어진 모바일게임이 해외에서 다양한 판로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다. 무선 데이터통신 속도도 비약적으로 빨라질 전망이다.

 시장 변화 중에는 온라인게임에서 볼 수 있는 부분 유료화가 확대될 전망이다. 외국 모바일게임업체의 국내 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앞선 인프라 때문에 외국 모바일게임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테스트베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사가 네트워크 패킷요금을 인하할 가능성도 높다. 이는 네트워크 기능이 있는 모바일게임 시장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성공한 온라인게임을 모바일게임으로 만드는 경향도 있다.

◆ 패널토론 : 규제는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김종일 NHN 정책기획파트장

 게임은 사람과 제도와 문화다. 게임은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NHN은 국내에만 1000명 내외, 해외를 더하면 2000명 이상의 게임 인력이 있다.

 비단 컴퓨터공학뿐 아니라 다양한 전공 출신이 게임업종에 필요하다. 물리학·수학뿐 아니라 역사·미술·경제 등 많은 인류의 지식이 모여 게임을 만들어낸다. 인간 사회에서 나타나는 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현상이 나타나며 수많은 변수가 존재한다. 앞으로 어떤 각광받는 인력 분야가 등장해도 그 인력은 게임산업에 필요하다.

 게임은 놀이문화다. 최근 젊은이와 청소년은 게임이 가장 중요한 놀이문화다. 21세기 들어 게임은 영화나 음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문화 콘텐츠 산업으로 성장했고 앞으로는 가장 앞선 산업이 될 전망이다.

 게임의 부작용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는 문화 콘텐츠의 산업화에서 나타나는 통과의례라고 볼 수 있다. 미래의 게임법은 가볍기 바란다. 정부 주도로 게임을 심의하는 국가는 우리나라 외에 찾아보기 어렵다. 게임 관련 개별법이 있는 나라도 우리나라와 호주 정도다.

놀이문화를 법으로 규제하면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는 하나의 문화기 때문이다. 젊은이와 청소년은 앞으로 게임을 계속한다. 이들이 게임을 문화로 함께 숨 쉬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게임산업은 미래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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