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심화되고 있는 원자재 가격 상승의 불똥이 가전 업계에도 튀고 있다.
원자재 가격급등으로 수익성 악화에 빠진 일본 가전업계가 올가을을 기해 냉장고와 에어컨 등 생활가전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라고 21일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최근 디지털TV가격을 부분적으로 인상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의 원자재 가격 상승이 내부 원가절감을 통해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났다는 판단 아래, 생활가전 가격 인상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생활가전제품 가격인상의 포문을 연 것은 미쓰비시전기로, 가을부터 에어컨의 가격을 인상하기로 지난 7월 말 예고한 데 이어 이번엔 9∼11월 사이에 출고되는 냉장고 신제품도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미쓰비시전기는 가을 출시 예정인 냉장고 신제품 5종에 대해 기존 제품 대비 가격을 3∼5% 인상하는 대신 냉장용량은 기종별로 14∼36ℓ 늘려 소비자 불만을 최소화하기로 했다. 신제품엔 조리식품 급속냉동 기능도 새로 추가된다. 도시바홈어플라이언스, 히타치어플라이언스 등의 가전업체들도 냉장고 가격인상에 동참하기로 하고 인상시기와 인상 폭을 고민 중이다.
가전업계가 냉장고 가격인상을 적극 추진하고 나선 것은 냉장고의 주재료인 철강 및 ABS수지 가격이 올해 들어 급등했기 때문이다. 400리터급 냉장고 제작엔 일반적으로 40㎏의 철과 30㎏의 ABS수지가 쓰인다. 철의 톤당 가격은 5년 전 4만7000엔이던 것이 현재는 9만5000엔으로 두 배가량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해도 40%가량이 급등했다. ABS수지도 5년 전 165엔 하던 것이 240엔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 7월 말엔 미쓰비시전기가 가을 시판 예정 에어컨의 가격인상 결정을 시작으로 히타치어플라이언스, 마쓰시타전기, 다이킨공업, 도시바캐리어 등이 인상 대열에 동참키로 한 바 있다. 에어컨엔 철 외에도 2006년 ㎏당 360엔 선에서 최근 960엔가량으로 가격이 급등한 동이 5㎏ 이상 사용되고 있어 가격인상 압박을 받아왔다.
실제로 원자재 가격급등은 가전 메이커들의 2분기 이후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쓰비시전기는 올해 360억엔의 비용이 증가될 것으로 전망했고, 히타치제작소는 당초 비용증가를 400억엔가량으로 예상했다가 최근 600억엔으로 수정해 발표한 바 있다.
하반기 이후 일본에서 시작된 가전제품 가격인상은 국제 원자재 가격상승에 기인하고 있어 국내 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미 7월 말 LG전자가 해외 판매용 생활가전 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뜻이 있음을 내비친 적이 있어 금속류 소비가 많은 일부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가격인상이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하 LG전자 사장(DA사업본부장)은 최근 세탁기 신제품 발표회에서 “철강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충격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부 원가절감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도 “현 상황은 버티기 힘든 측면이 있으며, 가격 인상 등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 역시 “최근의 원자재 가격 상승을 당장 제품 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힘들다”면서도 “향후 경쟁 업체와 시장 상황의 추이를 봐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훈·양종석기자 j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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