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엘피다, 中에 대규모 D램공장 건설

 일본 엘피다메모리가 중국에 대규모 D램 공장을 건설한다.

7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엘피다는 중국 쑤저우벤처투자집단(SVG)와 공동으로 총 5400억엔을 투자, 장수성 쑤저우시 산업단지 내 D램 반도체 공장을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양사는 올 연말까지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지분은 300억엔을 투자하는 엘피다가 39%, SVG가 61%를 갖는다.

32만 평방미터 부지에 지어질 공장은 2010년 초 가동을 예정하고 있다. 초기 생산량은 300mm 웨이퍼 기준 월 4만장이며 이후 8만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엘피다는 쑤저우 생산 라인에 50나노 공정을 우선 적용한 후 40나노 공정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D램 전량은 엘피다에 공급된다.

◆뉴스의 눈

엘피다는 1999년 히다치와 NEC의 D램 사업부가 통합해 출범했다. 지난 2001년 8%에 불과했던 세계 시장 점유율은 현재 15%로 늘어나 삼성전자, 하이닉스에 이어 세계 3위까지 올랐다. 엘피다의 이런 성장 배경에는 항상 과감한 선택이 있었다. 엘피다는 지난 2006년, 선발 업체로 뛰어오르기 위해서는 몸집을 불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시 세계 7위 업체인 파워칩과의 대만에 합작사를 설립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엘피다의 이번 중국 투자 역시 그동안 공언해 왔던 ‘2010년 업계 1위’로 도약하기 위해 단행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최근 메모리 가격은 과잉 공급 경쟁으로 하락하고 있고 좀처럼 회복할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8월 들어 D램 수요가 늘어나는 성수기에 진입했지만 D램 가격은 오히려 하락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반도체 산업에선 대규모 투자로 시장을 선점하는 게 정석처럼 돼 있지만 엘피다는 더욱이 지난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해온 터라 일본 내에서도 엘피다의 이번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엘피다가 4∼6월 분기에도 적자(3분기 연속)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앞으로 D램 가격이 계속 하락한다면 엘피다의 이번 대규모 투자가 회사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JP모건의 이즈미 요시하루 애널리스트도 “중국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겠지만 D램 가격이 떨어지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평했다.

사카모토 유키오 엘피다 회장은 그러나 “이번 투자가 세계에서 가장 큰 중국 시장 뿐 아니라 아시아 전체 시장에서 엘피다의 입지를 넓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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