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술벤처 氣 살려야 한다

 경기 활성화의 동력이 돼야 할 기술벤처들의 한숨이 높아가고 있다. 올 초부터 이어진 경기침체에 그동안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했던 벤처캐피털마저 외면하고 있다. 여기에 기술벤처의 든든한 우군인 기술신보마저 신보와 통합논의가 불거지면서 기술벤처의 어깨를 더 짓누르고 있다. 하반기 경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여 기술벤처의 자금난은 커지면 커졌지 작아지지 않을 듯 하다. 실제로 벤처캐피털업체의 투자경색은 심각한 수준이다. 자금 회수 경로인 주식시장이 올해 들어 급락하자 이들이 투자에 소극적으로 돌아선 것이다. 본지가 자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주요 벤처캐피털업체들은 올 상반기에 목표치의 20∼30%밖에 집행을 안 했다. 결국 벤처캐피털에서 자금을 유치하려던 벤처기업들은 은행권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업의 자체 자금조달 수법인 회사채 발행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나마 상반기에는 은행권이 제역할을 해줘서 기술기업의 투자유치와 회사채 발행 실패를 흡수해줬다. 지난해 65조원(순증 기준) 이상을 중소기업 대출에 쏟아부은 시중 은행들은 올해 들어 35조원가량을 늘려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은행의 외형 확장 경쟁이 지속되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꾸준히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경기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은행도 중소기업 대출에 보수적으로 돌아서 하반기가 걱정되고 있다. 이런 판에 기술기업의 자금원인 창업투자회사는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벤처캐피털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등록된 창업투자회사 수는 98개로 2000년 147개에서 매년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90여 창투사가 등록돼 있지만 실제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곳은 50개 이내로 추정되고 있다. 벤처캐피털 산업이 구조조정과 함께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사모투자펀드(PEF) 시장은 국내에 도입된지 몇 년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기존 벤처캐피털 산업이 정부 지원에만 의존해 왔기 때문에 절름발이 신세인데 앞으로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이들의 경쟁력은 더 약화될 수밖에 없어 기술 벤처 활성화 차원에서 벤처캐피털의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 기술력 있는 기업의 상징인 혁신형 중소기업은 지난해 처음으로 2만개를 돌파하는 등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들 기업은 고용창출과 매출 증가율면에서 일반 중소기업보다 월등히 높아 주목의 대상이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대기업 협력사라는 점에서 혁신형 중소기업을 독자적인 중견·중핵기업으로 연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상태다. 기술벤처는 우리 경제의 실핏줄이다. 이들이 살아나지 않고서는 소득 3만, 4만 달러가 결코 달성될 수 없다는 점에서 정부는 기술벤처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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