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이제 삶의 질을 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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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가족부는 2006년 국민의료비 지출액이 54조5000억원으로 GDP의 6.4%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이 중에서 공공부문 지출액은 30조원으로 지난 2001년 17조7000억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편, 국민 1인당 의료비 지출액은 112만8000원으로 현재 고령화 추세라면(2007년 현재 65세 이상 노령인구는 486만명으로 전체인구의 9.9%) 가계 의료비 부담은 한동안 꾸준히 증가할 것이다. 의료비 지출의 증가가 국가와 가계 경제를 힘겹게 하고 있다. 의료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국민 삶의 질을 보장하기 어렵다.

최근 u헬스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불확실하고 불안한 미래전망에 기인한다. 생체정보계측 기술과 무선통신 기술의 발달이 원격진료, 홈헬스케어 등 대안적인 의료산업을 부축이고 있다. 아직 원격의료법 제정, 의료정보 공유, 민간의료보험 시행 등 관련 법제도가 마련돼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세계적인 추세므로 시간이 지나면 곧 해결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헬스케어 서비스들이 만성질환자나 재진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등 치료를 목적으로 제공돼 가계의 의료비 지출을 줄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치료에서 예방으로 헬스케어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가시적으로 의료비 절감효과를 볼 수 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이 일일이 신경 써서 관리하기란 많은 시간과 노력, 돈이 든다. 특히, 건강에 대해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정서가 보편화돼 있는만큼, 질병의 징후가 없는 상황에서 많은 주의를 기울여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건강을 관리할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 유비쿼터스 컴퓨팅 기술의 도입으로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최소한의 주의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건강과 관련된 생활습관 등의 모니터링을 통해 질병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이렇게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M2M(Machine-to-Machine)에 의해 일상생활을 케어해주는 것이 u라이프케어 서비스다.

u라이프케어 서비스는 일상생활의 로그(라이프 로그)들을 무구속으로 수집해 삶의 질을 계량화하는(라이프 지수) 기술이 핵심이다.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은 미래의 휴대폰은 라이프 레코더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애플의 아이폰에는 이미 조도, 근접, 가속도 센서 등 무려 5종의 센서가 내장돼 있으며 더욱 늘어날 것이다. 머지않아 일상생활의 기록을 휴대폰이 대신 기억해 줌으로써 삶의 질을 과학적으로 관리해 줄 수 있다. 삶의 질이 지수로 표현이 되면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의 니즈를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주관적인 관리가 아닌 과학적인 관리가 가능해진다. 사용자의 이용행태 및 효과 분석을 통해 개인화되고 만족도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현재 내가 속한 유비쿼터스시스템연구센터에서는 아주대병원과 협력해 웰빙지수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질병 위험도를 분석, 댁 내에서 위험수치가 높은 요인들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다양한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연구를 시험 중이다. 또 안전분야에도 적용해 사용자와 주변정황정보들을 바탕으로 내 안전도(안전지수)를 실시간 진단해 자동으로 범죄유발 가능상황을 경고해주는 실험도 하고 있다.

삶의 질을 관리하는 것이 미래사회의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행복지수나 웰빙지수를 국가경쟁력의 척도로 활용하거나 사회복지의 지표로 도입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얼마 전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기술기반 삶의 질 향상 종합대책(안)’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삶의 질 세계 10위의 선진복지국가 실현을 목표로 각 부처에서 분산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공공복지 관련 정책, 연구개발 및 사업을 삶의 질 제고 관점에서 체계화하고자 했다. 이제 게을러서 건강관리를 못 했다는 말이 무색해지는 사회가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

 조위덕 (유비쿼터스컴퓨팅사업단장, 아주대학교 유비쿼터스시스템연구센터장)wdukech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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