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이른바 ‘빅5’로 불리는 엔씨소프트·넥슨·NHN·CJ인터넷·네오위즈게임즈가 주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5개사의 시장 점유율에 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업계에선 절반을 넘어 70∼80%에 이른다는 데 이견이 없다. 그렇다면 전문 인력 양성을 기치로 탄생한 전국의 수많은 게임학과는 우리나라 게임 산업의 주축인 ‘빅5’에 얼마나 많은 우수 인재들을 배출했을까.
취재팀은 5개사 인사 담당자들의 도움을 얻어 게임학과 출신들의 구성비에 관해 두 가지 조사를 실시했다. 하나는 회사의 개발인력 중 게임학과 출신들이 얼마나 되는지고, 다른 하나는 회사 전체 임직원 중 게임학과 졸업자 수에 관한 것이다. 대다수의 게임학과들이 개발자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개발인력 비중만 살펴도 되겠지만 개발 파트 외에서도 능력을 발휘하는 게임학과 졸업생을 감안해 두 가지 통계를 냈다.
조사 결과 7월 현재 엔씨소프트·넥슨·NHN·CJ인터넷·네오위즈게임즈 5개사에서 게임 개발 파트에 근무하고 있는 게임학과 졸업자들은 평균 100명 중 3명 정도에 불과했다. 개발 파트란 게임 프로그래밍, 게임 기획·시나리오, 게임 그래픽, 게임 음악 등으로 나뉘는데 게임학과와 가장 직접적인 연관 분야다.
5개사의 총개발인원은 2000명, 이 중 게임학과 출신은 63명으로 게임학과 출신 비중은 평균 3.15%였다. 네오위즈게임즈의 경우 개발인원 170명 중 20명(11.76%)이 게임학과 출신으로 그나마 상대적으로 비중이 높았을 뿐 엔씨소프트(1.9%), 넥슨(3.28%), CJ인터넷(2%) 모두 5% 미만이었다. 게임학과 탄생 10년을 짧은 기간이라고 판단해도 초라한 성적이다.
회사 전 직원을 대상으로 범위를 넓히면 이 비중은 현격히 떨어진다. 5개사의 전체 직원(국내만 포함)은 총 7129명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게임학과 졸업자는 69명(0.96%)에 불과했다. 100명에 한 명 정도가 게임학과 출신이란 얘기다.
이는 상위 5개 기업들에만 국한된 특수한 수치도 아니었다.
취재팀은 국내 게임 업계 10위권에 해당하는 예당온라인·엠게임·드래곤플라이·게임하이·위메이드까지 조사를 확대했다. 그 결과, 6월 말 현재 ‘빅5’를 포함한 상위 10개 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게임학과 졸업자들의 비율은 1.86%(전 직원 대비)로 여전히 낮았다. 또 개발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79%에 불과했다.
하위 업체들로 갈수록 게임학과 출신 비중이 다소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지만 10대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게임학과 졸업자가 전체 인력의 평균 1.86%에 불과하다는 것은 기업들이 게임학과 인재들을 선호한다고, 또 게임 교육 기관들이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를 배출한다고 보기 힘든 수치였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한 메이저 게임업체 인사담당자는 “채용 시 특정대학 및 학과 출신을 우대하거나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면서 “다만 게임관련 학과 출신들이 기존 컴퓨터공학과·디자인학과 출신들에 비해 인력 풀이 적고 취업경쟁이 치열한 탓에 채용 비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메이저 게임업체의 인사담당자도 “게임학과 출신들은 어설프고 깊이나 현업에 대한 이해가 떨어진다”며 “게임 개발은 기본기가 중요한데 게임학과에서 그런 학생들이 제대로 양성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탐사보도팀=김종윤팀장·김원석·윤건일기자 tams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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