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기업 `화려한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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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로의 재상장이 예정됨에 따라 상장폐지로 잊혀졌던 IT기업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3년 1월 상장폐지된 진로가 지난달 6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 오는 10월 재상장한다. 5년 9개월만에 증권시장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진로는 지난 1973년 기업공개를 했으나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부도가 난 뒤 2003년 상장폐지됐다. 법정관리 중이었던 2005년 하이트맥주에 인수돼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성장과 함께 꾸준히 재상장을 추진해 왔다.

IT기업 가운데는 삼보컴퓨터의 재상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삼보컴퓨터의 지분 46%를 보유한 셀런이 재상장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기 때문.

삼보는 지난 1980년 설립돼 2000년 초까지 PC시장에서 삼성전자·LG전자 등과 어깨를 겨루다 2005년 4월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상장폐지됐다. 지난해 셀런이 인수하면서 법정관리에서 탈피한 상태다. 삼보는 내년 4, 5월께 증권선물거래소에 예비 상장 심사를 요청하고 6월에 실질 상장 심사를 요청, 7월까지 재상장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재상장 조건은 최근 연도 매출액 300억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25억원, 자기자본 100억원 이상 등을 만족하면 된다.

삼보컴퓨터의 모회사인 셀런의 김정수 전략기획팀 팀장은 “올해 삼보컴퓨터가 매출 35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을 목표로 세웠는데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줄긴하겠지만 상장에 필요한 요건은 갖출 것”으로 자신했다.

의료기기업체 메디슨도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96년 상장해 의료기기 시장을 선도했던 메디슨은 지난 2002년 회사가 정리절차에 들어가며 상장폐지됐다. 하지만 메디슨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6.2%, 22.6% 증가한 1843억원과 211억원을 기록했다. 메디슨 관계자는 “회사 가치를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에 재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91년 설립돼 지난해 상장폐지된 휴대폰 제조사 팬택도 관심이 모아지는 기업이다.

지난 95년 코스닥에 등록했던 팬택은 무선호출기 제조를 시작으로 휴대폰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승승장구를 하다 지난해 휴대폰 사업이 위기를 맞으면서 같은해 4월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팬택은 올 1분기 매출 1798억원, 영업이익 121억원으로 1분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하지만 팬택은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라 상장을 논하기에는 이르다.

한편 김성철 우리투자증권 팀장은 “뼈를 깎는 회생 작업 속에서 주인이 바뀌면서 재상장 추진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며 “성공적인 재상장이 이뤄질 경우 하이트맥주나 셀런 등 해당 기업 대주주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

 

재상장 추진 가능성 높은 기업 현황

기업명 2007년 매출액 영업이익 최대주주와 지분율

진로 6694억원 1380억원 하이트맥주(41.85%)

삼보컴퓨터 2749억원 -409억원 셀런(46.7%)

메디슨 1843억원 211억원 신용보증기금(25.7%)

팬택 6063억원 -1889억원 산업은행(16.7%)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