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의 산하기관 통폐합이 상당기간 지연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기조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문화부는 당초 5월 말까지 산하기관 통폐합을 위한 세부 방안을 담은 종합계획안을 마련, 유인촌 장관 취임 100일을 맞는 이달 9일 발표할 예정이었다. 유 장관은 지난 4월 “37개 산하기관에 대한 통폐합안은 취임 100일이 되는 이달 9일 발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촛불집회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데다 10일에는 내각 총사퇴까지 이뤄져 산하기관 통폐합 문제는 더욱 뒷전으로 밀려나게 됐다. 정부는 물론이고 정치권도 당분간 후속 내각 인선에 모든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이를 감안하면 관련법 개정이 선행되야 하는 산하기관 통폐합 문제는 당분간 손도 못댈 형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통폐합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담당 공무원들은 오히려 작업에 보다 신중을 기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다.
이런 와중에 문화부는 무조건적인 통폐합보다는 ‘세계 5대 콘텐츠 강국 진입’이라는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산업 육성을 전제로 이번 산하기관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김재원 콘텐츠정책관은 “통폐합이 능사는 아니고 보다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틀을 갖추자는 것이 문화부의 생각”이라며 “1조5000억원 규모를 목표로 한 문화산업진흥기금 조성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금 조성이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문화 콘텐츠산업 발전을 위해 통폐합을 신중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표현으로 해석된다.
산하기관 관계자들은 그동안 유사기관 통폐합과 관련, 직원 수를 조금 줄인다고 해서 얼마만큼의 재정을 감축할 수 있겠느냐며 강한 불만을 토로해왔다. 이들은 “어느 것이 산업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는 가를 냉정하게 평가해서 결정해야 한다”며 문화부의 기조 변화 조짐을 반기고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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