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저녁 해가 뉘엿거릴 무렵, 목동 현대백화점 근처를 지나면 사람들이 두셋씩 짝을 이뤄 어디론가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2008 프로야구 정규시즌을 여덟 팀으로 채운 우리 히어로즈의 홈 구장 목동야구장을 찾는 이들이다.
아파트 촌 사이에 자리 잡은 목동야구장은 위치 문제와 주변 주민의 민원 때문에 불안한 출발을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높아지는 프로야구의 인기에 힘입어 경기마다 꾸준히 관객들이 찾는 구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목동구장의 가장 큰 특징은 외야 관중석이 없다는 것. 서울시에서 처음 목동구장을 만들 때 사회체육 시설로 설계했기 때문이란다. 외야석에 앉아 홈런볼을 잡는 재미는 맛보기 힘들지만 목동야구장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이곳을 찾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목동야구장 길 건너편에는 현대백화점·현대41타워·행복한세상백화점 등 상가건물이 밀집해 있다. 이곳에 들어서면 빕스·투섬플레이스·골드 스톤 등 웬만한 프랜차이즈 식당과 커피전문점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가족이 함께 야구장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중국식 패밀리 레스토랑 차이나 팩토리에 들러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인이라면 야구 경기를 본 후 스카이뷰41에서 이탈리아 음식과 와인으로 분위기를 내보는 것도 색다른 데이트가 될 것이다.
이 외에도 메가박스·목동CGV·교보문고 등의 문화공간도 이곳에 모여 있다. 야구만으로 볼거리가 부족하다면 또 다른 문화 생활을 즐길 만한 공간은 충분하다.
목동구장의 오른쪽은 안양천길과 맞닿아 있어 주말 가족들이 함께 산책과 야구 관람 두 가지를 모두 즐기기에도 적합하다.
목동야구장은 우리 히어로즈가 대관해 쓰는 공간이어서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다른 구장에 비해서 주차료도 다소 비싸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하지만 우리 히어로즈가 첫발을 내디딘 시기에 이곳에 들러 야구 경기를 보는 경험은 2008년이 지나면 다시는 잡을 수 없는 기회라 생각하면 양보할 만한 수준이다. 프로야구가 부활의 신호탄을 준비하는 2008년. 우리 히어로즈의 마스코트 턱돌이가 있는 목동야구장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각기 다른 추억을 선사하는 공간이 되기 바란다. 이수운기자 p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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