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시가 임기 말 적성국가 끌어안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쿠바에 대한 IT정책에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백악관은 22일 미국인이 쿠바의 가족들에게 휴대폰을 보내는 것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미국안전보장회의(NSC) 소속의 댄 피스크는 “우리의 정책을 수정해 미국인이 쿠바의 가족들에게 휴대폰 보내는 것 뿐 아니라 앞으로 쿠바인을 도울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고민해 보겠다”고 22일 밝혔다.
미국은 지난 수십 년간 쿠바를 경제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 경제 제재조치를 취해왔다. ‘적성국가에 대한 전략물자 반입금지’에 따라 그동안 휴대폰과 컴퓨터 등은 이 항목에 포함됐다.
이번 조치는 부시 정부가 쿠바의 최근 개방정책에 대한 화답으로 풀이된다. 또 휴대폰 반입을 통해 미국은 쿠바의 자유화를 앞당긴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백악관은 최근 쿠바에 대한 경제적 봉쇄를 수년 내 완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공산국가 쿠바는 그동안 꼭꼭 닫혀 있던 IT 관련 빗장을 풀었다. 지난 2월 형의 뒤를 이어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은 DVD플레이어, 전기자전거, 압력밥솥 등 일부 전자제품의 판매금지 조치를 해제했다. 이어 지난달 말 민간인들의 휴대폰 구입 자유화도 선언했다.
이번 개방조치 이전 쿠바에서는 민간인들이 암시장에서 몰래 휴대폰을 구입한 후 외국인이나 공산당원 명의로 불법개통해 사용하는 일이 만연했다. 이번 휴대폰 자유화 조치에 따라, 앞으로 일반 국민도 국영 통신회사인 엠프레사 데 텔레코뮤니카시오네스 데 쿠바(ETECSA)를 통해 이동통신서비스에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28일 쿠바 수도 아바나의 상징인 말레콘 방파제 주변의 상점에는 휴대폰을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뤘다고 외신은 전했다. 그러나 보통 쿠바인의 월급이 약 408페소(약 1만9000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휴대폰을 구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동인기자 dil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