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한 상을) 우리나라가 받게 돼 기쁘고 대회에 참가한 각국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느낀 점도 많았습니다.”
지난주 미국 아틀랜타에서 열린 인텔국제과학경진대회(인텔 ISEF)에서 ‘물 표면 이류 현상의 실시간 시뮬레이션’프로젝트로 컴퓨터사이언스부문 최고부문상과 1등상, 컴퓨터학회 후원 특별상 2등 등 4개의 상을 휩쓸고 돌아온 김동영 군(19·민족사관고등학교 3학년)은 기자와 전화통화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영재들과 한 자리에서 만나 선의의 경쟁을 펼친 경험 자체가 소중했다는 소감이다.
인텔ISEF는 인텔재단과 과학대중협회가 주최하고 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가 후원하는 국제과학행사다.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대학 진학 전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세계 최대 규모의 과학경진대회다. 올해로 12번째로 세계 51여개국에서 1550명이 참석해 총 4백만 달러의 상금을 놓고 경쟁했다.
김 군의 수상은 스스로 연구하고 노력한 결과물이다. 다른 사람에게 배운 것은 대학 교수(경영학)인 부친이 알려준 논문 정리 노하우가 유일했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문·이과에 대한 특별한 끌림이 없어 외고를 갈지 과학고를 가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던 그는 민사고에 들어오면서 컴퓨터사이언스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컴퓨터 분야에 관심을 갖고 틈틈이 연구를 시작했다. 직접 컴퓨터그래픽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관련 논문을 읽으면서 실제로 구현해보다가 ‘이 부분을 이렇게 고치면 되겠구나’하는 영감을 얻었다.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 물이 실제로 흘러가는 것을 실시간으로 구현해 냈다. 김 군은 “연구결과를 지금까지 나온 컴퓨터그래픽 알고리듬이 쓰이는 것처럼 유체역학 관련 애니메이션이나 물리 기반 게임, 실시간 시뮬레이션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군은 미화 9500 달러의 상금과 오는 12월 노벨상 시상식 대 스톡홀름 국제청년과학세미나에 참가할 수 있는 경비를 부상으로 받았다. 김 군은 “9500 달러 중 1000 달러는 민사고에 기부하고 나머지는 미국 유학에 필요한 경비로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김 군은 미국 대학에서 전자공학이나 컴퓨터 관련 분야를 생각하고 있다. 최근 빌게이츠 전기를 감명깊게 읽었다는 그는 “대학 졸업 후에는 컴퓨터 사이언스 비즈니스와 같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싶다”며 소박한 꿈을 내비쳤다.
한편, 이번 경진대회에선 김동영 군 외에도 같은 학교의 허우녕 군(17)이 미생물 부문에서 최고 부문상 4등과 미국 식물 병리학회 후원 특별상 1등을 수상했다. 한국과학영재학교의 김나연(19)·류정민(19)·류정민(19)·조형훈(19) 학생들은 ‘미생물을 이용한 효율적인 단백질 생산 공장의 구축’에 관한 연구 주제로 최고부문상 2등을 수상했다. 대구과학고등학교 이준영 군(18)도 특별상을 받는 등 한국 고등학생이 8개의 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주문정기자 mj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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