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미디어포럼]u시티에 스토리를 부여하자

얼마 전 클래식 음악회를 찾은 적이 있다. 그동안 클래식 하면 조금 어렵고 딱딱한 느낌으로 여겨왔는데 그 연주회는 편견을 한 번에 없애줬다. 지휘자 금난새씨는 연주 중간중간에 오페라와 교향곡의 내용에 대한 설명과 연주의 강약 및 템포에 따라 스토리가 있음을 청중에게 설명했다. 이 때문인지 그날은 일방적인 연주를 듣는 것이 아닌 청중과 지휘자, 연주자들이 함께 공감하며 같이 악기로, 몸으로, 표정으로 연주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는 지휘자인 금난새씨가 클래식을 쉽고 재미있게 스토리 형식으로 전달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클래식과 정보기술(IT). 전혀 생뚱맞은 연관성인지 모르지만 둘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가 일반대중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는 데 있다. 우리는 여기에서 왜 u시티가 그동안 많은 전문가의 노력과 준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소비자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했는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2004년부터 시작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u시티 추진계획 발표, u시티 서비스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 발표, 각계의 다양한 세미나, 교육 등 금방이라도 u시티가 구축되고 상용화될 듯했지만 아직도 시범사업에 머물 뿐 실질 상용화 서비스는 활성화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트렌드가 어떻게 변화해가는지를 먼저 알고 u시티를 위한 기술과 서비스를 적용해야 할 것이다.

 u시티 서비스 모델인 u캠퍼스를 위해 RFID, USN을 이용해 위치정보, 교내정보 안내 등 편리한 u캠퍼스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서비스 모델을 준비하고 있으나 정작 그 서비스를 사용해야 할 학생과 소비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u홈네트워킹, u헬스도 마찬가지다. 홈헬스, 홈네트워킹, 원격진료, 병원 안내서비스, 물류관리, 고객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 모델이 나오고 있으나 대중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비슷하다. 과연 누구를 위한 u시티 서비스 모델들인가. 소비자가 같이 참여해 만들어가지 않는 u시티란 당연히 그 한계가 있을 것이다.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해 가는 웹2.0의 문화는 개방·참여·공유가 키워드다. 그런데 u시티를 구축하는 전문가들은 이러한 소비자의 변화해 가는 문화는 관심 밖에 둔 채 u시티 서비스를 만들어 사용하기를 원하고 있다. 아무리 잘 갖춰진 인프라 기술, 서비스 모델이라도 볼거리, 사용해야 할 필요성, 목적을 끌어내지 못한다면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통부 중심의 u시티에서 기술 중심의 정책을 구현해왔다면 이번 정부에서는 정통부의 일들을 여러 부처가 공유해 진행하는 조직구조를 갖추었듯이 문화관광, 보건복지, 지식경제 등 인간의 전반적인 삶을 다룬 정책이 반영된 u시티를 구현해야 할 것이다.

 이제 기술, 서비스 중심의 u시티에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이 중심이 된 스토리를 부여해야 할 때다. 이 스토리를 통해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고 공유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서 다양한 볼거리, 필요성, 목적들이 자연스럽게 풍성해지는 u시티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웹2.0 시대는 u시티가 첨단의 기술 중심이 아닌 소비자가 같이 만들어가는 미래의 편리하고, 멋지고, 재미있고, 행복한 도시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트렌드다.

 우리는 이러한 소비자의 트렌드를 적극 활용해 u시티를 준비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전문가와 기술, 건축물, 문화, 소비자가 하나가 돼 멋진 하모니를 낼 수 있는 진정한 u시티를 실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손대일 유비테크놀로지스 CEO sdinet@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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