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업체의 접근이 가장 까다로웠던 하나로텔레콤의 장비 구매 관행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대주주로 부각되면서 하나로텔레콤의 구매 프로세스도 SK텔레콤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SK그룹의 아웃소싱을 담당하고 있는 SK C&C의 부상 등 각종 시나리오까지 부상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도 당장 어떤 식의 변화가 급겹하게 일어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시너지를 내는 차원에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점에는 수긍하고 있는 상황이다.
◇변화의 시작 ‘인사’=최근 있었던 하나로텔레콤 인사에서 새로운 구매관리실장에 SK텔레콤 출신의 김영철 상무가 임명됐다. 전략기획본부장까지 겸직하게 되는 김 상무는 SK텔레콤 시절 재무·기획통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모든 구매 결정권을 갖고 있는 구매관리실장에 SK텔레콤 출신의 김 상무가 자리 잡았다는 점은 그 동안의 하나로텔레콤 구매 관행에 변화가 시작됐음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이미 지난해 세웠던 투자 계획도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조만간 투자 규모 증액 등과 맞물려 새로운 구매 계획이 완성될 전망이다.
◇업계 움직임 ‘분주’=하나로텔레콤은 그동안 신규 장비업체가 진입하기 가장 힘든 통신사업자였다. 실제 시장의 100%까지 하나의 장비업체가 공급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 때문에 일부 장비업체들은 아예 하나로텔레콤 입찰에 참여조차 하지 않는 기업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 같은 관행에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 4일 벌어진 서비스 스위치 구매계획 설명회에는 이 같은 변화를 설명하듯 많은 장비업체들과 시스템구축업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일부 업체들은 SK텔레콤의 구매 프로세스에 준용하는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 C&C의 ‘부상?’=일부에서는 벌써부터 SK그룹 아웃소싱을 담당하고 있는 SK C&C의 부상을 예상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SK텔레콤을 제외하면 대부분 SK C&C로 SK 그룹의 구매 채널이 일원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로텔레콤이 이미 자체 평가, 구매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전망은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분석이다. SK C&C가 일부 영향력을 미치기는 하겠지만, SK텔레콤처럼 직접 결정하고 SK C&C쪽에 구매 의뢰를 하는 형태가 예상된다.
단 일부 업체에서 SK C&C 중심의 변화가 시작됐다는 점을 감지, 움직이고 있는 점을 볼 때 어떤 식으로든 향후 SK C&C의 역할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은 짐작해볼 수 있다.
◇지금은 아니지만 ‘2년 후’는=지금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장비업체들은 2년 후 정도면 하나로텔레콤의 구매 프로세스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유무선통합 등 급변하고 있는 통신시장 변화로 인한 두 회사간의 물리적·화학적 변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회사간의 합병 등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그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SK텔레콤 주도의 회사 운영체제가 자리잡는 시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장비업체 한 임원은 “여타 SK계열사하고 비슷한 양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아직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가장 진입하기 힘들었던 시장인 하나로텔레콤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갖고 있다”고 밝혔다.
홍기범기자@전자신문, kb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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