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제주를 디지털 모바일 허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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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과 통신의 융합 플랫폼 중 모바일 방송의 시장성은 낙관론이 우세한 것 같다. 이는 유선에 비해 커버리지나 대역폭, 서비스 범위에서 다소 열세지만 신규투자를 통한 대역폭 확대와 이동성의 장점으로 유선방식과 보완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세계 최초 지상파 DMB 상용서비스와 함께 2008년 4월에 사용자 1000만명을 돌파, 이에 대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방송은 대륙 및 국가별로 다수 기술이 경쟁하고, 네트워크 커버리지 확장과 고도화를 통한 난시청해소 노력이 필요하다. 또 기존의 고정형 방송에 적용됐던 규제를 완화, 서비스 활성화를 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국가차원의 테스트베드가 반드시 필요하다. 테스트베드 입지조건은 공간적 독립성, 전파의 다양성, 수요자 통제성 등이 전제돼야 한다. 이 중 공간적 독립성은 주파수 독립성과 함께 서비스 이용자를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며, 전파 다양성은 전파 간섭과 청정성이 모두 필요하다. 이 같은 조건을 충족시켜 주는 것이 바로 제주다. 제주 북쪽은 호남지역의 전파유입으로 전파간섭 환경인 반면에 서쪽은 제주시와 서귀포의 신호가 중복 수신되며, 남쪽인 서귀포지역은 전파 청정지역으로 안정적 서비스가 가능하다. 또 제주는 관광지라는 특성 때문에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방문하는 문화 혼성지역이며, 특히 항만과 공항에서 단말기 시범 배포·회수가 가능해 사용자 중심의 한정된 서비스 테스트도 가능하다.

 다만, 비교적 높은 고층건물이나 도심지역이 존재하지 않아 고층건물의 반사파 영향이 적어 도심의 전파환경을 구현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이는 특정지역을 시뮬레이션으로 구성, 그 공간에서 가상의 반사파를 송출하면 극복할 수 있다. 제주는 지난해 12월 DMB핸드오버 테스트를 한 바 있다. 이는 국내 어느 지역을 방문하더라도 사용자의 조작 없이 단말기 스스로 주파수를 인식, 자동으로 서비스를 전환해 주는 기술이다. 이런 기술은 특히 교통정보 수신 시 운전자의 조작을 단순화, 사고 예방에 기여한다. 이처럼 국내에 확산하기 이전에 단말기 및 서비스에 대한 검증을 실시, 기업의 개발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환경 구축이 필요하다. 제주는 지난 2007년 9월 16일 태풍 나리로 인해 하루에 1307억원의 피해 및 인명사고를 입었다. 특히 하천범람 등 긴박한 상황에서 경보시스템 지연과 휴대전화 기지국의 파손에 따른 휴대폰 불통, 일부 저지대 및 하천변 주민에 대한 SMS 통보 지연, 정전으로 인한 기간방송 수신 불능 등 재난재해의 총체적 정보전달체계 미비에 따른 위험성을 이미 경험한 바 있다. 재난 시 정보 두절은 시민의 대처 능력을 급격히 약화시킨다. 이에 제주는 DMB방송을 재난방송과 연계하는 ‘세이프 제주(Safe-Jeju)’ 실현을 위해 재난재해 주관 방송사인 KBS와 함께 올 3월부터 DMB를 통해 태풍·화재·홍수 등 재난정보를 제공하는 DMB 고도화 사업에 나서고 있다. 또 모바일방송 테스트베드로서의 다양한 서비스를 발굴하는 한편 이기종·다매체 비교 시험의 장을 마련하는 한편 핸드오버, 재난·재해, 관광정보 결합형 TPEG 서비스 등을 통해 테스드베드 제주를 구현할 것이다. 이제 제주를 단순히 지역차원이 아니라 대한민국 ICT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모바일 및 디지털의 글로벌 허브로 활용할 때다.

김인환/제주지식산업진흥원장 ceo@jejukip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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