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보기술(IT) 분야 상장기업들은 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 60원의 이익을 남겨 전체 상장기업 평균 영업이익(71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3일 본지가 증권선물거래소(KRX)에서 발표한 유가증권·코스닥시장 12월 결산법인 상장사 2007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IT분야 472사(유가증권 64사, 코스닥 408사) 상장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6.0%로 전체 상장기업 1456사(유가증권 555사, 코스닥 901사)의 평균 영업이익률 7.1%에 1.1%포인트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공급과잉으로 인한 반도체·디스플레이 가격 하락과 원화 강세가 맞물린 가운데 서브프라임 사태로 미국 등 선진국 수출이 부진했던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 중국 경제 등 신흥 시장이 급작스럽게 부상하며 가격 경쟁이 심화된 것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LG전자·하이닉스 등 전기전자업종 64사의 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132조1766억원, 영업이익액 8조3588억원으로 6.3%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7.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6%로 전년보다 줄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5조9428억원을 기록해 삼성전자를 제외한 63사의 영업이익은 3조원 수준에 그쳤다.
NHN·포스데이타를 비롯한 코스닥 IT 업종은 매출액 34조5077억원, 영업이익 1조6776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4.8%에 그쳤다. 유가증권시장 전기전자 업종과 마찬가지로 코스닥 IT업종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7.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0% 줄었다. 영업이익 감소는 원유 등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하락, 가격 경쟁 심화 등에 따른 것이다.
또 KT·SK텔레콤·KTF·LG데이콤 등이 속한 유가증권시장의 통신업종은 매출액 31조8687억원, 영업이익 4조275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13.4%로 전년도 17.3% 대비 3.9%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통신업종의 매출액은 소폭 늘었지만 3G(세대) 가입자 유치와 보조금 지급 등의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며 영업이익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IT기업들이 서브프라임사태로 인해 미국의 소비심리 둔화로 업황이 부진했고 환율 하락과 중화권 제조업체와의 가격경쟁으로 영업이익이 하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박 센터장은 “올해 1분기 휴대폰 수출도 호조를 띠고 LCD·반도체 가격이 바닥에서 회복세를 보이면서 IT기업의 실적이 호전되고 있어 하반기로 갈수록 업황 개선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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