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도 `환상의 파트너`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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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에도 궁합이 있다. 좋은 기술이라도 ‘환상의 파트너’를 만나야 빛을 발한다.

 20일 PC월드는 지난 25년 동안 ‘세상을 바꾼 10가지 기술 결합(The 10 Most Disruptive Technology Combinations)’이라는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 기존 산업의 질서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왔는지(disruptive)가 선정 기준이다.

 ◇유튜브+값싼 디지털 캠코더=조지 알렌 전 상원의원은 누군가를 향해 ‘원숭이’이라고 놀려 댔던 동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된 후 인기가 폭락했다. 유튜브의 미국 동영상 트래픽 점유율은 무려 60%다. 그러나 유튜브의 폭발적인 성장도 값싼 디지털 카메라와 캠코더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1995년 소니가 첫선을 보인 디지털비디오캠코더는 이제 200달러에 최고급 제품을 살 수 있을 만큼 가격이 떨어졌다.

 ◇오픈소스+웹 도구=개발도상국 어린이에게 100달러 노트북PC를 공급하는 OLPC(One Laptop Per Child)를 비롯한 사무용 프로그램 ‘오픈오피스’, 웹브라우저 ‘파이어폭스’, e메일 프로그램 ‘선더버드’ 등의 공통점은 모두 오픈소스를 활용한 제품이다. 오픈소스 성장 뒤에는 아파치·J보스·마이SQL·루비온레일스와 같은 무료 웹 개발 도구가 있었다. 두 기술의 결합은 참여 공유 개방을 특징으로 하는 웹2.0 붐을 일으키는 단초가 됐다.

 ◇DVR+비디오 온디맨드=편성표에 따라 TV를 본다면 당신은 구세대다. 1990년대 말 디지털비디오녹화기(DVR) ‘티보(TiVo)’가 나온 후 원할 때 원하는 방송을 보는 것이 이젠 대세다. TV 프로그램의 시간 이동(time shift)이 시작된 것이다. 최근에는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온디맨드 서비스까지 내놓으면서 방송의 주도권은 제작자에서 시청자로 점차 넘어가고 있다.

 ◇MP3+냅스터=1990년대 말 등장한 압축 코덱 MP3는 그야말로 음악시장의 핵폭탄이었다. 인터넷으로 전송할 수 있을 만큼 파일 크기가 작은 MP3는 네트워크를 통해 일대일로 파일을 교환하는 ‘냅스터’를 만나면서 음악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CD 음반 시장은 갈수록 줄어든 반면에 MP3 플레이어 ‘아이팟’을 무기로 한 새로운 강자 애플이 탄생됐다.

 ◇블로그+애드센스=웹에 쓴 일기장 ‘블로그’가 돈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1인 미디어 블로그가 구글의 애드센스를 만나면서 광고 시장을 바꾸고 있다. 애드센스는 아무리 작은 웹사이트라도 온라인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한 솔루션. 2006년 미국의 톱 5만개 블로그가 5억달러 광고 매출을 올렸다. 구글 역시 지난해 50억달러의 광고를 애드센스에서 벌어들였다. 블로그와 애드센스의 만남은 21세기에 등장한 새로운 경제 시스템이다.

 ◇값싼 HDD와 메모리=인류를 ‘디지털 유목민’으로 만든 것은 대용량화한 저장장치가 싸게 보급됐기 때문이다. 그 선두주자가 HDD와 메모리다. HDD 가격이 기가바이트당 30∼40센트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구글과 야후 등은 대용량 e메일과 웹스토리지를 네티즌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MP3플레이어, 휴대폰, PMP 등 휴대형 멀티미디어기기의 발전은 플래시메모리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휴대폰+무선인터넷=휴대폰 자체만으로도 인류의 삶은 크게 바뀌었다. 휴대폰에서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시대가 오면서 또 한 번의 모바일 빅뱅이 예고됐다. 애플이 최근 공개한 아이폰용 소프트웨어개발 도구가 대표적이다. 구트 셔프 파크 어소시에이트 부사장은 “‘인터넷 프렌들리(internet-friedly)’ 휴대폰은 새로운 모바일 경험을 가능하게 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및 광고 모델을 탄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을 뒤흔든 최고 궁합 기술 10선

- 유튜브+값싼 디지털 캠코더→누구나 영화 감독

- 오픈소스+웹 도구→저렴하고 간편한 HW·SW 양산

- DVR+비디오 온디맨드→방송 주도권이 시청자로

- MP3+냅스터→음반 시장 대변혁

- 블로그+애드센스→광고 시장 대변혁

- 값싼 HDD와 메모리→디지털 유목민

- 휴대폰+무선인터넷→제2의 모바일 빅뱅 예고

- 클라우드 컴퓨팅+아마존 킨들→200권 도서가 손안에

- 웹+그래픽툴→인쇄·방송 매체도 웹 전략을 먼저 짜

- 초고속인터넷+WiFi→홈네트워크 시장 급성장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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