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김택현 건양ITT 사장, "e비즈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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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강 등 원자재 값은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는데 주물이나 부품 제조 등 굴뚝산업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대안이 뭐겠습니까, 바로 e비즈니스입니다.”

 소량 단순 주물품부터 특수 부품까지 수요자와 공급자의 주문, 공급을 온라인으로 연결한 아이티티넷(www.ittnet.biz)으로 e마켓플레이스 분야서 주목받고 있는 김택현 건양ITT 사장. 첫마디가 “더 이상 경쟁력을 찾기 어렵다고 여겨지던 지역 중소 제조기업이 e비즈니스를 통해 희망을 갖게 됐다”고 힘줘 말했다.

 5년간 준비 끝에 지난해 10월 오픈한 아이티티넷 거래 실적은 매달 가파르게 상승해 현재 월 12억원에 이른다. 이 추세라면 올해 말엔 1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박’이다. 회원사도 400개를 넘었다. 실제 거래에 참여하는 기업이 100개에 이른다.

 김 사장이 운영하는 아이티티넷 장점은 ‘거래의 역발상’에 있다. 생산자가 수요처를 찾는 것이 아니라 수요자가 생산자를 찾는다. 거래 품목은 대량 생산품이 아닌 완제품에 필요한 소량의 특정 부품이다. 수요자가 아이티티넷에 필요 부품과 수량를 올리면 관련 기업이 이를 보고 각자 견적을 뽑아 입찰에 참여한다.

 수요자는 이 중에서 가장 적합한 기업에 주문을 하는 방식이다. 수요자는 필요 부품을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기업을 빠르고 쉽게 찾고, 공급자는 여건에 따라 가장 자신있는 일거리를 선택해 거래에 참여할 수 있어 서로 좋다.

 김 사장의 아이티티넷 창업배경은 스스로 필요 거래처를 찾아다니고 주문을 따내는 ‘아날로그’적인 과정이 답답해서다. 들이는 시간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도 창업에 한몫했다.

 그는 “업체가 어떤 제품을 원하고, 또 그것을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곳은 어디인지, 이러한 정보를 DB화해 이용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자체 DB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아예 새로운 비즈니스로 연결시키게 됐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거래상 애로를 해결하면서 아이티티넷은 중소 주물 제조업이 밀집된 부산 사상공단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최근엔 일본, 미국 등에서도 견적 의뢰가 잇따르고 있다. 일본이나 미국은 소품종 대량 생산 품목의 e마켓플레이스는 잘 갖춰져 있지만 다품종 소량 생산에 알맞은 e마켓플레이스는 없다는 것. 향후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성공 가능성이 점쳐지는 대목이다.

 김 사장은 “기계 부품 가공 분야에서 수출은 더이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제 다시 가능해졌다”며 “무엇보다 한 분야에서 20년, 30년씩 장인 정신으로 한 우물을 파온 지역 중소기업 관계자에게 작은 희망을 줄 수 있게 돼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전자신문, ds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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