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바람을 타고 전력소모를 줄이는 친환경 승강기가 건축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16일 승강기업계에 따르면 오티스와 현대엘리베이터의 전력회생형 승강기종이 출시 한두달만에 자사 수주량의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력회생형 승강기는 운전시 발생하는 유휴 에너지로 발전기를 돌려서 전력소모를 3분의 1 이상 줄이는 친환경 제품이다. 전력회생기술은 사무용 빌딩의 고속 승강기종에만 적용됐지만 올들어 전력소비에 크게 민감해진 아파트시장의 중저속 승강기종에도 속속 적용되는 추세다.
오티스(대표 브래들리 벅월터)는 지난 1일 이후 계약되는 모든 승강기 수주건에 친환경 전력회생장치 ‘리젠(ReGen)’을 표준으로 권장했다. 전력회생장치를 채택할 경우 승강기 대당 200∼300만원의 추가비용이 든다. 회사측은 승강기의 전기료 절감으로 3년내 추가비용을 충분히 회수하기 때문에 고객 둘 중 하나는 리젠을 선택한다는 설명이다. 오티스는 내년에 자사의 모든 승강기종을 100%까지 전력회생형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엘리베이터(대표 송진철)는 올들어 국내최초로 전력회생형 승강기 인버터를 자사의 중저속 승강기 ‘루젠’과 ‘와이저’에 적용하면서 인기몰이에 나섰다. 이 회사는 전력소모가 크게 줄어든 친환경 승강기를 기존 승강기 제품과 비슷한 가격대에 공급하는 저가 마케팅으로 선두 오티스를 제친다는 전략이다. 이효복 현대엘리베이터 상무는 “지난달 승강기 수주량의 40%가 전력회생형 인버터를 채택했다. 이달에는 비중이 더욱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승강기시장의 1, 2위를 다투는 선도기업들이 친환경 승강기로 세대교체를 서두르자 여타 경쟁사들도 전력회생형 승강기 상용화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3위 티센크루프동양엘리베이터(대표 배진영)의 경우 오는 7월부터 ‘엘렉시스2’를 비롯한 자사의 중저속 기종에 전력회생형 인버터를 선택사양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티센동양의 한 관계자는 “전력회생형 승강기가 기술적으로 크게 어려운 제품은 아니다. 오티스와 현대가 에너지 절감을 전면에 내세우면 우리도 똑같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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