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 공무원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기획재정부가 최근 대통령 업무보고를 하면서 큰 틀의 국가 경제(거시)뿐 아니라 제조업·유통·무역·투자 등 지경부의 주무인 산업 전반(미시) 정책 업무를 관장하는 것처럼 계획을 내놓았다는 이유다. 지경부 공무원들은 정부조직 개편에서 대등한 부처로 거듭난 판국에 기획재정부가 여전히 부총리 부처인냥 자신들의 고유 업무 영역인 산업·경제 전반에까지 힘을 미치려 한다며 반감을 드러냈다.
지경부의 한 공무원은 “기획재정부가 일자리 35만개 창출을 약속했지만 일자리는 기업에서 나오는데 어떻게 우리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내지를 수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또 다른 간부들로부터는 “우리는 60만개 일자리 창출의 구체적 실행 계획을 내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도 나왔다.
지식경제부 공무원들은 오는 17일로 예정된 지식경제부의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진짜 산업 및 경제 정책을 어떻게 짜야 하는지 보여주겠다는 전의도 내비쳤다.
실무자급에선 이윤호 장관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처럼 정치력도 높이고, 내각 내 영향력을 키워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쯤 번지자 일각에선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지식경제부와 기획재정부의 힘겨루기가 벌어진다는 우려도 나왔다. 시너지는커녕 과거 산업화 시절에 경제기획원과 상공부의 경제 정책의 주도권 다툼을 재연할 수 있다는 우려다.
기획재정부를 향한 지경부의 반감이 높아지면서 재정경제부 출신 지식경제부 소속 공무원들만 이래저래 가시방석에 앉게 됐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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