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패널업체 말뿐인 상생, 협력업체 그늘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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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CD패널 시장이 호황을 누리지만 협력 산업인 백라이트유닛(BLU) 업계는 단가 인하 압박에 멍들고 있다.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에서 대규모 물량을 보장받는 일부 업체가 영업이익률 1% 안팎의 초라한 이익을 내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적자 투성이다. 지난해 하반기 패널 가격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BLU 가격은 계속 떨어진다며 볼멘 목소리다. 반면에 대만의 BLU 업체들은 높은 이익률을 낸다. 일방적인 단가 인하 압력과 수직계열화 관행을 조속히 개선해야 제2의 우영 사태를 막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날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협력사와 분기별로 5% 이상 BLU 가격을 내려왔다. 또 원자재 가격이나 환율 등으로 그때그때 다른 BLU 공급가격을 해당 월말에 일방적으로 책정, 다음달 중순께 지급하기도 했다. 이른바 ‘매월 전산마감’으로 불리는 관행에서 가격 협상을 기대조차 못한다는 게 협력사들의 주장이다. 게다가 BLU 협력사들은 달러 기준으로 결제하지만 패널업체는 되레 ‘환차익’을 보기 위해 원화로 지급한다고 전했다.

 BLU는 LCD 모듈에서 차지하는 원가 비중이 30%에 이른다. 다른 LCD 부품에 비해 단가 인하 압력이 더욱 거센 것은 기술장벽이 낮아 업체들이 난립한데다 대부분 인력에 의존하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국내에만 더욱 심각하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대만 업체들도 단가 인하 압력을 받기는 하지만 적어도 우리보단 낫다. 세계 최대 BLU 업체인 코어트로닉스나 라디안트옵토일렉트로닉스는 지난해 영업이익률 3% 이상을 유지했다. 저렴한 원자재·인건비의 이유도 있지만 우리 업체처럼 특정 패널업체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수직계열화 관행이 아닌 덕분에 규모의 경제를 갖출 수 있었던 점도 크다. 특히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조달 가격을 더욱 낮추기 위해 최근 대만 BLU 업체를 새 협력사로 편입시키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직접적인 판가 인하는 물론이고 더욱 강도 높은 압박을 가하는 셈이다. 한 BLU 업체 사장은 “패널 가격이 안정된 반면에 계속해서 BLU 가격을 깎는 관행은 너무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우영은 이미 지난 2005년 부도 위기를 맞았을 때부터 대금 선결제 등으로 가능한 지원을 다해왔다”면서 “BLU 협력사들의 공급 가격을 조인다거나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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