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수요와 유비쿼터스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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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비쿼터스 환경이 점차 실생활에 적용되면서 생활의 많은 부분이 편리해지고 있다.

 유비쿼터스 관련 사업을 하는 한 사람으로 유비쿼터스가 가져다주는 편리함의 이면에 과연 유비쿼터스 환경으로 인한 문제는 없는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유비쿼터스의 원론적 정의는 정보기술을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필요하지만 그 중심에는 무선통신 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개인이 장소와 시간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취득하거나 가상현실을 누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무선통신 기술이 필수다. 무선통신 기술이 실생활에서 보편화할 때 유비쿼터스 환경도 구축될 수 있는 셈이다.

 이런 무선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정보의 노출이다. 가장 큰 사례로 우리 생활과 너무나 밀접해 떼려야 뗄 수 없는 휴대폰을 보자. 휴대폰 무선 기술은 고도의 암호화가 적용된 통신 방식을 사용한다. 그러나 암호를 풀 수 있는 기술이 같이 존재하고 이를 실제로 도청하거나 해킹할 수 있는 장비가 있는 게 현실이다. 이미 수많은 개인 통신을 도청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유비쿼터스 환경이 정착되면 더 많은 부분의 개인정보가 무선을 통해 허공에 노출되고 암호화한 정보를 해독하는 기술과 장비가 개발된다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를 것이다. 이미 인터넷이 뜨면서 개인 정보는 뜨거운 이슈로 등장했지만 유비쿼터스 환경에서는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더욱 화두가 될 수밖에 없다. 자칫 이를 간과하면 힘들게 개발한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도 한순간에 사장될 수 있다.

 두 번째는 인간 관계 문제다. 이전에는 직접 만나는 형태로 인간과 직접 관계를 만들었다. 그러나 다양한 무선 매체를 거쳐 간접적인 관계가 형성되면서 관계 형성 경로는 한층 복잡해졌다. 더욱 다양한 미디어를 이용해 관계의 폭을 크게 넓힐 수 있는 길은 열렸지만 정작 관계의 깊이는 더욱 얕아지면서 보다 깊숙한 인간 관계를 위한 걸림돌로 등장했다. 다시 말해 개개인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관계 형성만을 추구해 전 인격적인 관계 형성이 사이버 관계 형성으로 변하는 추세다. 좀 비약해 표현하면 ‘나와 너’ 관계가 아닌 ‘나와 가상화된 너’의 만남으로 변질하고 있다.

 세 번째는 흘러 넘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그 정보의 진실성·사실성을 검증할 수 있는지의 문제다. 이는 이미 우리가 인터넷에서 경험하고 있으며 정보의 양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나면서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를 접속하는 방법은 더욱 쉬워졌다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반대로 진실성과 사실성이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확대 재생산하면서 가져올 수 있는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수요 즉 필요가 시장을 만든다. 수요는 고객이 만든다. 이런 구조가 이미 경제 생태계의 기본 상식으로 자리 잡았다. 고객을 염두에 두지 않는 어떤 첨단 비즈니스 모델도 성공할 수 없다. 제아무리 앞선 기술이고 훌륭한 수익 모델이라도 고객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이제는 유비쿼터스 환경과 이를 둘러싼 사업도 고객 편리성, 좀 거창하게 표현하자면 고객이 원하는 수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한 말이지만 진짜 고객이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무엇을 바라는지를 새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또 유비쿼터스 시장을 이끌어 왔다면 이제는 그 시장이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여러 문제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 수요를 기준으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나갈 때 시장이 원하는 유비쿼터스 환경의 방향을 그릴 수 있다. 고객이 진정 원하는 수요를 만족시키는 기술과 제품을 고민해 2008년에는 새로운 거대한 블루오션을 다 같이 만들어 가기를 희망한다.

 손성철 티에스씨시스템 대표 ssohn@tscsyste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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