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미디어포럼]통신비 인하 해법 `TPS`

 프로야구와 아마추어야구의 경기는 여러 면에서 수준 차이가 있는데 프로선수가 더블 플레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높은 기량과 고도의 팀플레이가 요구되는 더블 플레이보다 훨씬 어렵고 운도 많이 따라야 하는 것이 타구 하나에 타자·주자를 모두 아웃시키는 ‘트리플 플레이’다. 공격에서 가장 효율적인 득점 수단이 만루홈런이라면 수비에서는 큰 위기를 가장 효과적·효율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 트리플 플레이라고 할 수 있다.

 새해 벽두부터 통신비 인하가 큰 이슈가 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6년 말 우리나라 전체 소비지출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2%로 교육비 지출을 넘는 수준이며 실제로 각 가정에서 비용 항목별로 따져 본다면 생각했던 수준보다 많은 금액이 통신(유선방송 포함) 관련 비용으로 지출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요금인가제 철폐, 결합상품 판매 인가조건 완화, 재판매사업(MVNO) 활성화 등 통신비 인하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기업 활성화와 민간 자율 확대라는 새 정부의 큰 정책방향에 비춰 본다면 일률적인 통신요금 인하 같은 방안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더 효과적인 해결책을 모색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서두에서 언급한 트리플 플레이의 개념을 차용한 TPS(Triple Play Service)가 통신비 인하의 효과적인 해법은 될 수 없을까. 1500만가구에 보급된 초고속인터넷·유선방송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전화·방송·인터넷을 결합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TPS가 주요 통신사업자·케이블방송사업자 주도로 올해에는 본격 확산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해외에 비해 TPS 도입이 많이 지연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유럽·홍콩 등 2007년 상반기 전 세계 IPTV 가입자 수는 822만여명으로 1년간 179%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화는 2006년 말 기준, 미국은 가입자 수가 935만명 수준이었으며 시장은 연평균 약 40%의 성장률로 2012년에는 3899만명의 가입자 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요즘 떠오르고 있는 통신비 인하를 위해서도 TPS를 확산시키는 것이 소비자나 사업자 모두에 가장 효율적으로 통신비를 인하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중 하나라고 판단된다.

 소비자는 하나의 IP망에서 초고속인터넷은 물론이고 기존 집 전화와 동일한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부가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인터넷전화, 원하는 시간에 다양한 고품질 콘텐츠를 골라볼 수 있는 IPTV를 자유롭게 이용하면서 통신·방송비용을 개별 서비스 이용 대비 2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사업자는 기존 고객의 유지 및 신규 고객 창출까지 기대할 수 있다.

 더 나아가 TPS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결합형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가치와 혜택을 제공하고 사업자는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 디지털TV에서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손자·손녀들의 재롱을 보여드리고 자기만의 맞춤형 방송채널을 구성할 수도 있다. 인터넷전화로 e메일과 인터넷을 검색하는 등 다양한 컨버전스형 서비스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이러한 다양한 컨버전스형 서비스들을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진정한 TPS가 구현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의 초고속 인터넷망과 방송망이 HD급 콘텐츠와 다양한 양방향 멀티미디어 서비스 등을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는 수준으로 광대역화돼야 하고 통신·방송·콘텐츠·애플리케이션 등 관련 사업자 간 다양한 제휴와 협력을 통한 사업적·기술적 시너지를 지속적으로 제고시켜야 할 것이다.

 진정한 TPS의 활성화로 많은 소비자가 통신비 절감과 다양한 신규 서비스가 주는 혜택을 체감하게 된다면 가까운 미래에 이동전화망까지 결합된 QPS(TPS+이동전화)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

 이희연 LG데이콤 기술연구원장 hylee@lgdaco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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