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정치만큼 성숙한 SW

 세상이 변하고 있다. 이를 요즘처럼 절실히 느끼는 때도 없다. 특히 지금이 가장 빠르게 급변하는 시기임을 너무 자주 체감한다. 물론 모든 문제의 원인은 사람이다. 사람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사람은 정에 얽매여 있음을 고려할 때 결국 정 때문에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 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이젠 사람이 모든 세상의 중심인 세상이다. 시스템·생산과 유통·공급 체인 등 모든 경영 자원과 업무 프로세서를 통틀어 사람이 가장 중요한 조직 경쟁력의 축으로 떠올랐다.

 정보통신부가 기능별로 지식경제부·문화관광부·방송통신위원회로 나뉜다고 한다. 이 때문인지 정통부 해체가 소프트웨어(SW) 앞날을 위해 좋은 일인지, 아닌지를 걱정하며 삼삼오오 토론을 벌이는 모습을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는 대단하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쑥쑥 커 나가는 대한민국의 위상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는 정치보다는 산업계의 도전과 생동력이 바로 국력이 아닌가 확신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중앙부처를 포함, 일선 현장에서 일하는 공무원을 부담 없이 만나 보면, 복지부동이니 무사안일이니, 철밥통이니 하는 오명도 있지만 모두가 다 그런 건 아니다. 아직도 대다수 공무원은 자기 일에 열정과 소신을 갖고 업무를 진행하는 분들이 많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우리는 더욱 발전을 하겠구나” 하는 희망을 읽은 적도 많다.

 나라와 국가를 위해 땀 흘리는 공무원이 제대로 인정받고 평가받아 더욱 높은 열정과 확신으로 국가 대사를 꾸린다면 우리 앞길은 참으로 밝을 수밖에 없다. 감히 자격이 안 되고 세상을 잘 모르는 중소 SW 기업 경영자 위치에서 하고 싶은 말은 이제부터가 정말 국가적으로 ‘팔로 십(follow-ship)’이란 단어에 관심을 가져야 될 때라는 것이다. 또 실제로 이를 실천하는 일이 지금 시점에서 국가와 기업에서 매우 중요하다.

 팔로 십은 분명 리더십의 반대말이다. 이제는 이 키워드가 국가와 기업 흥망을 좌우하는 시대가 왔다. 물론 지도자가 갖춰야 하는 항목은 많다. 지도자는 어쩌고 저쩌고 이건 잘하는 것 같은데, 저것은 참 못 한다 등등. 하지만 다시 강조하지만 지금 시대에 정말 중요한 것은 팔로 십이다.

 정치는 쿠데타가 아니므로 국민의 손으로 선출했으면 일단은 국가 지도자가 의도하는 대로, 하고자 하는 대로 믿고 따라가야 한다. 힘을 실어준다는 게 별 게 아니다. 마음에 안 들어도 지도자니까 믿고 따라가는 것, 하자는 대로 호응해 주는 것이다. 이것이 국가를 한 단계 올릴 수 있는 동력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SW 업계는 벤처 거품 시절에 몇몇 CEO가 잘못한 행보도 있고 함량 미달인 사례도 있었다. 이제는 다르다. 열악한 환경의 국내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제품 품질로 진솔하게 뛰는 중소 SW 기업을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IT업종에 있는 사람들도 지금 어떤 생각을 하는 게 좋을지를 고민해 봐야 한다. IT업종과 연관이 깊은 정통부와 관련 산하단체·미디어·고객사·협력사 모두 새로운 정부가 계획하고 시도하는 모든 일 중에 기대에 못 미치고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새 정부가 원하는 바, 계획하는 일이라면 일단 믿어줄 필요가 있다. 그렇게 믿음을 주면 열악한 국내 SW 시장도 발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 좀 미덥지 못해도 일단 믿고 따라가 보자.

 새 정부의 리더도 우리가 믿어 준 만큼 SW 분야에 관심을 가져 줄 것이다.

 김학훈 날리지큐브 대표 khhkhh@kcub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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