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과 조직력으로 승부해 온 미 대선 관행을 인터넷이 바꾸고 있다.
각당 후보 경선이 진행된 지난 몇 달간 UCC사이트 유튜브에 수백만건에 이르는 예비 대선 후보들의 자체 제작 동영상이 올라왔는가 하면 소셜네트워킹사이트에는 후보들의 상세 이력과 공약사항을 담은 공식 홈페이지가 문전성시를 이뤘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경선 초기인 지난해 6월 유튜브에 미 인기드라마 ‘소프라노스’를 패러디한 선거홍보 동영상을 올린 후 날카롭고 고집스러운 이미지를 많이 순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초기 힐러리에 뒤졌던 같은 당 버락 오바마는 지난 1월 한 달간 인터넷으로 2800만달러의 선거 자금을 모금하는 기염을 토하며 사이버 공간에서 힐러리를 능가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이 오프라인 선거운동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겠지만 ‘가장 쉽고 저렴하게’ 유권자에게 다가가는 방법인 것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2004년 미 대선에서 처음 인터넷 선거운동을 선보인 하워드 딘 전 후보의 온라인 전략을 총괄했던 조 트리피 보좌관은 불과 4년 만에 인터넷 선거운동이 폭발적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4년만 해도 선거 공식 웹사이트를 만드는 게 고작이었지만 지금은 구글맵을 활용해 오프라인 선거운동이 어디서 벌어지는지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며 인터넷이 현실 세계로 점차 파고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트 롬니 공화당 예비 후보는 지난 1월 자신의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최고에 달했던 것과 같은 시기에 공교롭게도 미시간 주 경선에서 첫승을 거뒀다. 온오프라인에서의 지지도가 높은 상관관계에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인터넷 시장조사업체 퓨인터넷의 리 라이니에 국장은 “과거 대선에서 승리한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인터넷의 힘을 간과하지 않았다는 점을 후보들이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 진영의 크리스티안 페리 선대 부위원장은 “인터넷 선거 운동이 실제 득표로 이어지는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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