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날 특선 영화 ‘우아한 세계’(KBS2 8일 밤 10시50분)
평범한 가장으로 가족들과 오순도순 행복하게 살고 싶지만 자신의 일상은 비루해져만가는 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들개파 중간 보스 인구(송강호)는 ‘과장’, ‘부장’이라는 직급 대신 ‘형님’소리를 듣는 남다른 직업을 가졌다. 그러나 가족사랑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가장이다. 그는 청과물 도매업을 하며 살고 싶다. 그저 널찍하고 물 잘 나오고 공기 좋은 전원주택에서 가족들과 삶을 꾸리면 그만이다. 그래서 친구 현수(오달수)의 조직과 충돌하는 것을 알면서도 아파트 시공권을 따낸 인구는 한밑천 잡아 지긋지긋한 이 직업을 청산하려 한다.
그러나 보스 노 회장의 동생인 노상무(윤제무)가 이권을 탐내 그를 방해한다. 한편 아내 미령(박지영)은 이제 “싸움도 못한다”며 남편을 구박한다. 10대인 딸 희순은 아버지의 직업을 부끄러워한다. 아내는 십년 동안 손을 씼겠다고 말만 했던 남편에게 실망해 결국 친정으로 떠난다.
인구는 가족을 다시 찾기 위해, 자신이 꿈꾸는 평범한 일상을 실현하기 위해, 그리고 이 험난한 도시에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마침내 그는 어느 정도 소망을 이룬다. 그러나 전원 주택안을 따뜻하게 채워야 할 가족들은 없다. 이미 아내는 교육을 위해 자식들을 데리고 외국으로 떠난 뒤다.
온기가 없는 비빔면을 먹으며 그는 가족들이 등장하는 비디오를 본다. 그리고 일상이라는 틀에 갇힌 자신을 어쩔 수 없어 하며 처음으로 울먹인다.
정진욱기자@전자신문, cool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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