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IT, 나눔과 섬김 그리고 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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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정부가 들어서는 2월이 다가왔다. 항상 새로운 시작은 우리를 들뜨게 한다.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뭔가 우리에게도 좋은 일이 있을 것 같고 사회나 국가도 새로운 힘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는 시중의 화두도 그동안의 나눔 일변도에서 섬김과 나눔의 통합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IT 분야에서도 새로운 시작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지난 10여년간 IT 산업을 진두지휘하던 정보통신부가 그 역할을 마무리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단다. 초고속정보통신망·차세대 인터넷·CDMA 기술·DMB와 와이브로 기술 등 화려한 성과를 뒤로 하고 말이다. IT 정책을 직접 지휘했던 정책당국자도 그렇겠지만 20년 이상 IT 분야 연구에 종사해 온 나로서도 착잡함을 넘어 혼란상태다.

 IT는 누가 어떻게 말한다고 할지라도 그동안 우리의 경제를 견인하는 주요 동력이었다는 것은 불가변의 사실이다. 또 우리나라가 IT 강국으로서 세계의 부러움과 주목의 대상이 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물론 자세히 뜯어볼 때, 일부 품목에 국한된 경쟁력, 원천기술의 미흡, 특정 일부 기업의 독주, 여러 영역과의 분쟁 및 다툼 등 흠결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한참 동안은 여전한 우리의 효자 산업 분야로 자리 매김할 것임에는 틀림없다.

 흔히들 21세기는 지식정보화 사회라고 한다. 이제 지식은 일부 그룹이 독점할 수도 없고 일정 공간과 시점에 제약받아서도 안 된다.

 지식정보화 사회는 시스템과 솔루션이 사회를 뒷받침하는 가운데 아이디어와 창조성이 리더십을 보장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서 IT의 역할은 무엇일까. 지식정보화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당연히 계속적으로 필요하겠지만, 타 기술, 타 산업, 타 지식 간의 융합재로서 역할과 나아가 지식서비스 및 IT 기반 융합 신산업의 촉매제라 할 수 있다.

 그러면 과연 IT에서의 나눔은 무엇이고 섬김은 무엇일까. IT의 나눔은 IT와 제품의 속성이 서비스 측면에서 드러나는 것을 의미한다. 빈부·학식의 유무와 도농의 차이에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에 차별없는 공평한 접근 권한을 부여하고 사이버 사회의 편리성을 나눌 수 있게 하는 디지털정보격차(디지털 디바이드)의 해결자가 될 것이다.

 IT의 섬김은 IT만의 기술·산업·문화적인 강점이 다른 산업 및 제품에 도움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즉, 조선과 차량, 일반기계 등 최근 수출 효자 산업에 대한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IT를 활용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선진 각국과의 경쟁, 개발도상국의 추격 등 속칭 일류 전통산업의 경쟁력을 보완할 주요 가치로서 의미가 있다.

 이러한 IT의 나눔과 섬김이 생활 인프라의 향상과 국가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주요한 기능을 하겠지만 지식정보화 사회의 핵심 화두인 지식서비스, 건강 향상, 인간 수명 연장 및 노령화 사회 등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삶의 질 향상의 솔루션 측면에서 IT의 융합 능력이 필요하리라 예상된다.

 융합의 시대는 인문과 자연과학이 만나고 사람과 사물이 만나고 공간과 시간이 만나는 극한 통합의 계절과 함께 시작된다. 선사시대에는 소수의 선각자가 일일이 모든 일을 진두지휘하면서 단일 시장에서 모든 상품이 유통되는 만물상이 일반화된 형태였다면 산업사회·정보화 사회를 거치면서 특정 분야별로 리더십을 나누어 가지는 전문점 시대를 거치고 있다. 이제 지식정보화사회는 융합을 기반으로 새로운 지식 만물상 시대가 시작될지도 모르겠다.

 융합은 과연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가. 주된 법칙도 없이 생각나는 대로 아이디어가 나오는 대로 추진되지는 않을 것이다. 융합의 의미가 무엇인가. 목적에 맞는 상호 통합, 상호 섬김이 아니던가.

 다행히 그동안 과학기술혁신본부와 정보통신부 등을 중심으로 미래 신성장 동력 준비작업을 해오면서 IT와 융합기술을 중심으로 14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한 바 있다. 따라서, 새 정부에서 이를 잘 활용한다면 IT와 IT 기반 융합 신산업이 여전히 나눔과 섬김을 넘어서 국가 경제에 커다란 역할을 할 것이다.

 손승원 ETRI IT 융합서비스부문 수석단장 swsohn@et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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