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타임이 선정한 10종의 첨단기기를 분석한 결과 대표 유행 코드로 ‘감성 트렌드’가 선정됐다고 한다. 또 미국 ABC 방송은 간판 프로그램 격인 ‘굿모닝 아메리카’의 새해 첫 방송에서 화려한 색상의 첨단 제품이 세계 패션, IT업계의 유행을 이끌 것으로 분석했다.
차가운 IT 제품에 감성이 입혀졌고 이제는 감성이 이성을 앞질러 가는 양상이다. 실제로 지난해 휴대폰 업계 화두의 한 축은 뜨거운 ‘감성’과 ‘디자인’이, 다른 한 축은 ‘3G’ ‘와이브로’ 등 차가운 기술이 차지했다. 휴대폰 기술의 획기적 발전에 힘입어 3G 시대가 본격 개막했고 MP3플레이어와 고화소 카메라, 대형 LCD는 이제 기본 사양이 됐다. 경쟁 우위가 디자인과 마케팅 등 감성적 요소에서 결정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휴대폰 홍보 활동을 하면서도 시대 조류가 ‘이성’에서 ‘감성’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음을 절감한다. 2003년, 2004년만 하더라도 ‘세계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한 경쟁이 주류였다. 130만화소 카메라폰을 누가 먼저 선보이느냐, 동작인식 기술을 탑재한 휴대폰을 누가 먼저 출시하느냐 등의 문제가 이슈였고 최신 기술을 탑재한 휴대폰을 하루라도 먼저 출시하는 쪽이 시장을 선도했다.
이제는 신제품이 나올 때 디자인이 어떤가, 애칭을 어떻게 지어야 소비자의 마음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느냐 하는 고민이 주를 이룬다. 돌고래가 뛰어오르는 듯 곡선형 슬라이드를 채택한 ‘돌핀 슬라이드’, 빗줄기 무늬가 들어가 뒤태를 강조한 ‘레인 스트라이프’, 물결 무늬로 감성적 디자인을 더한 ‘로맨틱 웨이브’ 등 디자인과 애칭이 주제가 되고 제품의 핵심 차별화 포인트가 되고 있다.
‘냉정’의 시대로 알려졌던 IT 시장에 ‘열정’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이 둘을 합리적으로 조율해 한국 IT업계가 세계인의 가슴을 녹이며 IT강국으로서 제2, 제3의 도약을 이어나가길 기대해본다.
장현지 팬택계열 홍보팀 대리 anniejang@pante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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