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를 중심으로 최근 정통부의 폐지 또는 해체론이 불거지면서 유관단체들이 반대 성명을 내고 전문가 집단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심상치 않은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체신부에서 성공적인 변신을 해온 정통부는 그동안 IT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견인하며 IT코리아 건설에 큰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민간기업의 창의성과 벤처정신이 IT코리아 건설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지만 정통부의 진흥정책과 복지통신의 구현이라는 정책적인 지향점이 없었다면 세계가 칭찬에 마지않는 IT코리아의 건설을 불가능했을 것이다. 물론 기존의 산업화 또는 정보화시대의 논리로 정통부의 존재가치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과거처럼 국가가 산업진흥 정책을 담당하는 것에 대해 우려 섞인 시각이 존재하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며 통신방송 융합화 추세에 따라 논의되고 있는 방송통신융합기구의 설립문제도 정통부의 존립문제와 중첩되면서 정확한 판단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 정통부가 맡아온 통신 진흥정책과 IT정책기능이 다른 부처에 뿔뿔이 흩어질 경우 과연 정책의 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겠는가. IT산업이 이미 모든 산업에 녹아 들어가 있다고는 하지만 지난 20여 년간 정부가 IT산업 육성책을 펼치면서 IT산업은 한국경제를 실질적으로 주도하는 산업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IT관련 유관단체들과 전문가들이 정통부의 해체 방침에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통신 방송 서비스, 콘텐츠·디지털 융합 산업을 하나의 생태계로 종합 육성해야 제2의 CDMA·와이브로와 같은 미래 먹거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을 단순히 자신들의 기득권을 고수하려는 움직임으로만 봐서는 곤란하다. 인수위는 지금 시점이 아니면 정부 조직개편이라는 큰일을 하기가 힘들 것이라는 판단 아래 너무 성급하게 정부 조직 개편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747정책이나 일거리 창출은 IT산업의 진흥없이는 불가능하다.
외국 정부는 대한민국 정통부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있는 판에 정작 우리는 거꾸로 간다면 시대역행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급변하는 시대정신과 기술 및 산업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정통부의 기능을 확대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국정 철학을 집행할 새 정부는 정통부의 위상과 역할을 다시 한번 따져 봐야 한다. IT한국의 요체를 흔들어 놓고 신성장 동력 찾고 국가 경쟁력 끌어올릴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 찾기와 다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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