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융합시대 디지털 가전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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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몇 년 동안 융합이라는 의미의 ‘퓨전’ 또는 ‘컨버전스’는 IT뿐만 아니라 정치·사회·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나름대로의 논리와 가능성을 만들며 회자되고 있다. 국내 디지털 전자산업에서 컨버전스는 성숙기의 새로운 성장 화두다.

 해외 시장조사 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디지털 전자산업 시장은 그간 10% 내외의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향후에는 연평균 5.7%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이러한 성장률 둔화는 제품 단가 하락, 신흥 개발도상국의 경쟁 참여 때문이다. 특히 가전은 연평균 성장률 4.3%로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융합시대 디지털 가전산업의 바람직한 발전 방향은 무엇일까.

 우선 융합시대 디지털 가전산업은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통신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함으로써 네트워크 기반의 가전기기에 대한 R&D 활동이 활발히 진행돼야 한다. 웹을 중심으로 하는 디지털 가전기기는 한국이 좋은 테스트베드가 될 수 있고 이에 따라 다른 나라보다 먼저 제품 상용화에 적합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둘째는 수요자 중심의 제품 개발이다. 지금과 같이 공급자 중심으로 요소 기술을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기술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미래생활의 모습을 구현해 보는 체험관이나 시나리오 중심의 기술개발을 추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MIT·필립스 등은 미래생활 모습과 주거 형태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 미래가전 기술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외국에서 종종 논의하는 것처럼 IT를 중심으로 BT·NT를 결합한다는 모호한 개념보다는 우리 실정에 맞고 강점을 가질 수 있는 가전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시장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실제적 표준 관점의 기술을 개발한다면 융합시대의 한국 디지털 산업은 충분히 위기가 아니라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정환 전자부품연구원 국제협력실 전임연구원 jhlee@ket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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