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가 예뻐진다. 성능과 가격에 집중하던 PC제조사들이 ‘패션’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애플과 소니 등 일부의 전유물이던 디자인 집중전략이 기업시장에 강한 레노버와 델 등으로 확산한다고 비즈니스위크가 보도했다.
레노버가 엔터테인먼트 노트북 ‘아이디어패드’를 선보이며 소비자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돌비 홈시어터 시스템과 얼굴인식 기능도 눈에 띄지만 상판부에 과감한 붉은 색상을 채택하는 파격을 단행했다.
기업용 이미지가 강한 델 역시 스타일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해 풍선껌 핑크색을 비롯한 8가지 과감한 색상의 데스크톱을 선보였던 델은 늘씬한 디자인의 일체형 데스크톱 ‘XPS원’으로 소비자를 유혹할 계획이다.
HP도 게이머들을 위한 데스크톱 ‘블랙버드002’에서 세련된 검은색 본체를 선보였으며 네덜란드의 튤립컴퓨터는 중년 여성을 겨냥해 비싼 핸드백 모양의 노트북을 출시하는 등 패션을 향한 PC업체들의 새로운 시도는 끊이지 않고 있다.
포레스터리서치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멋진 디자인의 고급 노트북에 204달러를, 데스크톱에는 253달러 정도를 더 지불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아몬드가 박힌 튤립컴퓨터의 노트북은 5만 달러에 이른다. 아수스는 람보르기니 스포츠카 색상을 띄고 부팅할때 ‘부릉부릉’하는 엔진시동소리까지 나는 VX2 노트북을 3300달러에 선보였다. 소니는 바이오 데스크톱을 가전매장 TV 섹션에 배치했고 HP도 주방용 태블릿 PC를 냉장고 섹션에 배치하는 시도중이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JP 가운더 애널리스트는 “각 가정에 하얀색 껍데기의 PC 한 대만 있던 시대는 갔다”며 “가족 구성원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PC를 각각 구입함에 따라 드디어 PC산업이 스타일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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