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67일이 정권 5년보다 크다
정원식·이종찬·임채정·박관용·문희상 등 역대 대통령직인수위 16인 인터뷰
중앙북스 펴냄
지난달 19일 이명박 후보가 17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매일 신문 지상에서 인수위원회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14대 문민정부 때 첫 등장한 인수위는 이명박 정부로 넘어가는 지금, 국가 최고 권력으로 통하는 ‘거의 유일한’ 문으로까지 대접받는다.
이 같은 ‘타이밍’을 놓칠세라 역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신들의 증언을 담은 책이 나왔다. ‘인수위 67일이 정권 5년보다 크다’는 제 14·15·16대 인수위 출신 16명이 전하는 인수위 이야기다.
각계 전문가들이 역대 인수위 위원들을 만나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전개되는 이 책에는 정원식·이종찬·임채정 등 14∼16대 인수위 위원장을 비롯한 김무성·정만호·남재희·김태동·이강래·임혁백·박관용·김중권·문희상·김한길 등 16명의 쟁쟁한 전현직 정치인과 교수들이 국정운영의 직간접 경험과 소회, 날카로운 조언과 아쉬움을 생생하게 털어놓는다.
이 책은 인수위를 통해 정권 교체의 성격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제6 공화국에서 문민정부라는 이질적인 정권으로 넘어오는 과정을 마찰 없이 원만하게 이루는 것이 인수위의 가장 큰 과제였죠.”(정원식), 성공 정부를 만들기 위한 인수위의 조건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차기 정부가 행정을 단시간 내 장악하려면 인수위를 실세로 조직해야 합니다.”(이종찬)
의욕이 앞선 정부가 자칫 소홀히 할 수 있는 기본에 대해서도 다룬다. “개혁을 표방하는 정부일수록 국민과의 소통이 더욱 중요합니다. 1997년 이후 국민들은 개혁 피로증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임채정)
역대 인수위 출신들의 ‘입’을 통해 역대 대통령들의 고민 흔적까지 추적해볼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인수위의 역할을 한마디로 요약하기는 쉽지 않다. 나열식 구성 때문에 짜임새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구슬을 꿰 보배로 만드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1만5000원.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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