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하루 앞둔 지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KRX) 건물 한편에 위치한 시장감시본부에 분주함이 눈에 띈다. 수십개 모니터에서 형형색색의 그래프가 움직이고 그 사이로 직원들의 매서운 눈매가 반짝거린다.
시장감시본부 직원들은 주식시장의 불공정거래를 적발하기 위해 온 신경을 모니터에 집중한다.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지금 긴장을 풀면 선량한 투자자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
그때 갑자기 감시시스템에 이상거래 징후가 포착됐다. K사의 주가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담당직원이 뉴스와 루머, 공시내용을 재빨리 찾아본다. 특별한 내용이 없음에도 단 한 시간 사이에 거래량이 급증했고 주가는 꼭대기와 바닥 사이로 요동쳤다. 매매주문이 들어온 해당 증권사 지점을 알아보고 즉시 관련 계좌와 IP를 추적했다. 매매양태로 볼 때 작전세력에 의한 시세조종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도양근 감시3팀장이 해당 종목 정보를 심리팀으로 보내 추가 정밀조사를 의뢰했다.
증권선물거래소 시장감시본부는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해 불공정거래를 적발하는 곳이다. 이상거래가 발생하면 초기 분석을 통해 불공정거래 개연성을 찾는다.
주식시장에서 발생하는 불공정거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다.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시세조종행위와 회사내부자가 중요한 기업정보를 이용해 자사 주식을 거래하는 미공개정보 이용행위가 그것이다.
최근 시세조종행위는 늘어나지 않는 반면에 미공개정보이용행위는 많이 증가하고 있다. 시장감시본부에 따르면 시세조종행위는 2005년 97건, 2006년 71건, 2007년(11월) 82건으로 변화가 적었다. 그러나 미공개정보이용행위는 2005년 79건에서 지난해 153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고 올 들어서도 11월 현재 190건으로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몇 달 전 ‘루보’ 사태에서 나타났듯이 불공정거래 기법도 갈수록 고도화되는 상황이다. 자연스레 이른바 ‘선수’들보다 한 단계 높은 방어력을 갖추기 위한 시장감시본부의 노력도 강화됐다. 이론 위주 직원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얼마 전에는 실제 작전세력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선수’를 초청하기도 했다.
도양근 팀장은 “불법적 기술은 날로 진화하는데 시장감시본부가 고루한 틀에 박혀 노력을 게을리하면 불공정거래를 적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감시본부의 궁극적인 목표는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치는 것’이다. 노병수 시장감시본부 파트장은 “시장에서의 불공정 거래행위는 사전 예방이 최선”이라며 “특히 경제 범죄는 불특정 다수의 가정을 파괴하고 그 파급력이 커서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시장감시본부는 과감한 인력·조직 개편과 통합시스템 도입 등을 통해 불공정 행위 사전예방에 감시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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