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장비협력사 내년 사업계획 막막

 삼성전자 반도체 장비협력사들이 새해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2008년 사업계획에 손도 못 대고 답답해 하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새해 사업설명회를 열어 연간 설비투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던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이 올해는 굳게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장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이 매년 11월을 전후해 협력사를 대상으로 개최해 온 새해 사업설명회를 올해는 개최하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전자 협력사의 한 사장은 “매년 11월이면 새해 사업설명회를 위한 협력사 모임을 가졌지만 올해는 지금까지 특별한 일정을 전혀 통보하지 않는 등 사실상 연내 사업설명회는 물 건너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LCD총괄·휴대폰총괄 등이 협력사를 대상으로 새해 사업설명회를 열고 적극적으로 공동보조를 맞추려는 움직임과는 크게 대조된다. 장비 업계에서는 메모리 가격 급락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서 내년 메모리 시장도 불확실성이 전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반도체총괄이 올해 시장 전망을 현실과 달리 매우 낙관적으로 전망했지만 메모리 시황이 크게 악화되자 회사 내부의 혹독한 비판이 끊이지 않았던 것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반도체총괄이 입을 다물면서 70여개 장비협력사의 업무는 표류하고 있다.

 장비협력사 한 임원은 “협력사 매출은 삼성전자의 투자 규모와 직결되는만큼 투자계획 가이드라인이 나오지 않자 내년 사업계획 수립해야 할 기획팀은 거의 일손을 놓고 있는 상태”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장비업체 관계자는 “설비투자 규모의 윤곽이 나오지 않으면서 부분품 조달과 같은 세부사업 계획 수립은 꿈도 꾸지 못해 부분품을 공급하는 2차·3차 협력사도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라며 “반도체업계 대표주자인 삼성전자가 내년 시장전망을 내놓지 못하면서 후발 반도체업체도 섣불리 사업계획을 발표하지 못하는 등 업계 전반의 업무 지연 현상도 나타날 조짐”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총괄의 깊은 침묵이 이어지면서 내년 반도체 설비투자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비관적 시나리오도 갈수록 무게를 얻는 양상이다. 삼성협력사 한 사장은 “일반적으로 반도체 설비투자는 연말 계절적 성수기를 겨냥해 1분기 에 집중돼 지금 쯤이면 내년 장비 발주 협상으로 분주해야 한다”며 “올해는 전혀 그런 움직임이 없어 내년에는 장비업계 최대 성수기인 1분기에 개점휴업하는 업체가 속출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파다하다”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은 지난 11일 장비협력사 정보보호 관리체계 국제 표준인증을 수여하는 대외 행사를 모처럼 가졌지만 이 자리에서도 내년 사업방향은 철저하게 함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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