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계에는 최근 두 가지 의미 있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나는 과제평가 20년 역사상 처음으로 ‘대마불사의 신화가 깨졌다’는 뉴스다. 이는 아무리 파장이 큰 대형 R&D 과제라도 필요성이 소멸되거나 성과가 현저히 떨어지면 중단될 수 있다는 선례와 경각심을 남긴 조치였다.
또 하나는 R&D 자금이 ‘필요한 곳에 바로바로’ 쓰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소식이다. 이는 정부 R&D 연구비의 집행이 ‘관리’에서 ‘성과’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것으로 연구자들이 수천장 서류의 압박과 불필요한 절차에서 벗어나 R&D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성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조치다.
두 소식은 얼핏 ‘배드뉴스’와 ‘굿뉴스’로 서로 전혀 다른 느낌을 주지만 자세히 내용을 들여다보면 한 방향을 지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R&D 연구비 수요자의 위치에서 보면 부실하거나 불필요해진 대형과제의 중단은 실효성이 크고 중요한 신규 과제로 이어져 ‘필요할 때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지는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이 두 조치 모두 실제 R&D 현장을 뛰면서 ‘견해가 다른 수많은 목소리’를 듣고 분석해 내려졌다는 점이다. 이재홍 산자부 산업기술개발팀장은 “연구비 효율성을 검토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담당직원들 얼굴 보기가 어려워지고 책상에는 회계법인·학계·연구계·업계 등의 다양한 명함이 쌓이기 시작했다”며 “이 과정에서 관리기관의 눈치를 봐야 하는 현장 수요자의 작은 목소리가 모였고 결과적으로 ‘현장에서 원하는’ 정책이 ‘수천·수백장의 명함’의 힘에 의해 추진동력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모든 정책에는 동전의 양면이 있다. 정부 R&D 자금도 예외는 아니어서 상황에 따라 무게 중심이 ‘관리 지향’과 ‘성과 지향’을 오간다. 중요한 것은 그 상황을 머리가 아닌 발로 판단해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노력이다.
심규호기자<정책팀>@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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