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하이마트 인수한 유진그룹 김재식 부회장
김재식 유진그룹 부회장은 10일 하이마트를 인수한 배경을 두고 “유통은 그룹의 신수종 사업이 될 것이며 인수 가격도 적정한 수준”이라며 “내년이면 그룹 전체 매출이 4조원 이상으로 재계 30위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특히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해서라도 금융·물류·유통 세 가지 업종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며, 지난 1년여간 인수작업을 추진하면서 하이마트가 전자 분야 카테고리 킬러로 성장성이 유망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2조원에 이르는 인수대금과 관련 김 부회장은 “내부에서는 3조원대까지 얘기될 정도였으나 실제 가치 분석으로 적정 대금을 제시했고 결국 받아들여졌다”면서 고가 매입이라는 외부 시각을 일축했다.
인수대금 가운데 유진이 자체 조달한 금액은 전체의 70%, 나머지는 농협과 전략적 투자자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매년 30개 이상의 점포를 개설해 왔기 때문에 현재로선 하이마트에 추가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인수 완료 후 필요하다면 유진의 보유자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마트 사업 확장 전략과 관련, 유진은 장기적으로 국내 가전시장은 물론이고 중국 등 인근 아시아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김 부회장은 “현재 보유한 국내 32개 레미콘 공장 부지를 활용하면 하이마트 복합단지도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공격적인 점포 확장 및 대형화 경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유진, 하이마트 인수외자 엄청난 시세차익 거둬...
이번 하이마트 인수 결정은 유진그룹이 밝힌 단순한 ‘사업 목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난 수년간 벌여온 공격적인 ‘업종 변경 전략’의 종지부격으로 풀이된다.
세간에서는 다소 높다고 본 2조원에 가까운 돈을 막판에 베팅한 것도 이런 이유로 보인다. 실제로 외부에서는 GS그룹이 사업의 시너지 측면에서 가장 적합하다고 평가했지만 2조원 안팎의 대금에는 부정적인 생각이었던 게 사실이다. 이번 최종 입찰 직전 GS그룹 고위 관계자는 “2조원이 마지노선이라면 우리로서는 일고의 가치도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한 바 있다.
유진그룹이 이처럼 공세적으로 나선 데는 올해를 넘기지 않겠다는 하이마트 현 외자인 ‘AEP’의 의도와도 맞아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원래 지난 1970년대 레미콘 사업으로 기반을 다진 유재필 유진그룹 전 회장은 전형적인 호남계 기업인. 공교롭게도 유진그룹이 케이블방송(SO) 사업과 금융(서울증권 인수)사업, 물류(로젠택배·한국통운 등 인수)사업으로 본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섰던 것도 과거 국민의 정부 시절이후였기 때문이다.
내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유진그룹은 정관계 인맥을 폭넓게 구축해 왔다. (외형 확장을) 할 수 있을 때 해보자는 시각이 팽배하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유진그룹이 공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섰다 실패한 전례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랜드 그룹이 까르푸를 인수한 뒤 노조와 갈등에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나 현대산업개발그룹이 엄청난 자금을 투입해 서울 용산역사의 현대아이파크몰로 전자 유통사업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따라 하이마트 인수전의 최대 수혜자는 결국 현 외자인 ‘AEP’가 될 것으로 보인다.
AEP는 지난 2005년 4월 7878억원에 하이마트를 인수한 뒤 불과 2년 6개월여 만에 1조2000억원 가까운 차익을 실현하게 됐다. AEP는 실 소유주의 국적이 어디냐에 따라 현지 세법과 국내 세법을 고려, 매각 차익의 세금을 결정하게 된다. 상황에 따라 국내에서는 한 푼도 물지 않을 수 있다. 결국 하이마트 인수를 계기로 또다시 외자의 ‘먹튀 논란’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