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 시장에 ‘특허 악령’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전 세계 1위 데스크톱·노트북PC 주기판 업체인 대만 아수스텍이 특허 시비에 휘말렸다. PC 업계는 올해 중반 시장 점유율 수위인 HP가 에이서를 특허 침해로 소송을 걸고 에이서가 다시 HP를 맞소송하는 등 메이저 업체끼리 법적 분쟁으로 뒤숭숭했다.
IBM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아수스텍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아수스텍 제품의 미국 내 수입을 전면 금지해 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이번 수입 금지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아수스텍뿐 아니라 아수스텍 부품을 사용하는 다른 PC 업체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해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아수스는 전 세계에 유통되는 PC 두 대 중 하나는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로 세계적인 주기판 업체다. 최근 보급형 모델 ‘EeePC’에서 자체 브랜드 PC를 내놓는 등 완제품 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IBM은 소장을 통해 아수스텍이 크게 PC에 전원을 원활하게 공급해 주는 ‘파워 서플라이’, 하드웨어 자체 열을 낮춰 주는 ‘쿨링 시스템’, 네트워크 기술의 3가지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2004년 아수스텍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하고 라이선스 협상을 벌였으나 별다른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해 이번에 수입 금지를 요청했다”고 밝혀 상당히 오랜 기간 소송을 준비해 왔음을 시사했다.
IBM 측은 “아수스텍 제품에 탑재된 설계 기술이 IBM이 가진 기술·디자인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하다”며 “3년 동안 협상을 진행했으나 크게 진척이 없어 이번에 수입 금지라는 강경책을 쓰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아수스텍은 “엔지니어와 법률 전문가를 통해 특허 침해 여부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ITC는 IBM이 수입 금지 소장을 제출함에 따라 두 회사를 상대로 면밀한 조사에 나설 방침이며 내년 상반기 안에 세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주요 외신은 에이서와 아수스텍과 같은 대만 업체가 미국 시장에서 꾸준하게 점유율을 올려 가는 상황에서 잇따라 소송이 제기되면서 미국 업체의 ‘대만 발목 잡기’가 아니냐는 시각을 내놨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아수스텍은
2007년 기준으로 세계 주기판 생산량의 40∼50%를 차지하고 있는 점유율 1위 업체다. 세계 유수 PC 기업을 상대로 OEM과 ODM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했으며 가장 큰 고객은 델과 HP로 알려져 있다. 최근 초저가 제품 ‘EeePC’를 개발하고 자체 브랜드 PC 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상황이다. 모니터에서 휴대폰까지 모든 IT 제품을 생산하는 대만의 종합 IT 업체인 아수스그룹은 ‘비즈니스 위크’가 선정한 세계 100대 IT 기업으로 올해까지 10년 연속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