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전파 도둑에 방송계 울상

 위성전파를 가로채 방송서비스를 하는 불법 방송중개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이에 대한 단속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위성수신안테나를 설치해 지상파 프로그램은 물론 케이블 프로그램까지 수신한 뒤 가입자를 모집해 유료로 서비스하는 불법 방송중개업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 불법 사업자들은 특히 해외에까지 국산 방송프로그램을 내보내는 등 방송 프로그램 유통질서를 혼란케 하고 있지만 방송사들은 뾰족한 제재수단이 없어 골머리를 썩고 있다.

 불법사업자들은 주로 위성을 통해 송출하는 방송프로그램을 위성안테나로 수신하는 방법으로 방송 콘텐츠를 취득한 뒤 자신들이 자체적으로 모집한 가입자 및 국내외 호텔 등을 대상으로 유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방송업계는 이들이 모집한 가입자 수가 이미 34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은 지상파 방송뿐 아니라 케이블 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스카이라이프 등 플랫폼 사업자에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노리고 있다. 유선망 대신 위성을 사용해 플랫폼사업자에송출하는 프로그램이 타깃이다.

 해외의 경우 PP들이 플랫폼 사업자에 프로그램을 송출할 때 스크램블을 걸지만 국내 PP들은 비용문제 때문에 스크램블을 걸지 않아 마음만 먹으면 쉽게 방송을 수신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KBS의 한 관계자는 “스크램블을 걸어 방송 청취가 불가능하도록 한 적이 있으나 시청자들의 반발이 거세 포기한 적이 있다”며 “지상파가 무료 보편적인 서비스이다 보니 적극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또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의 한 관계자는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지 않고 무단으로 수신한 방송프로그램을 이용해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불법이지만, 이들은 가입자들이 공동으로 설치한 위성안테나를 유지·관리만 하는 것이라고 버티고 있어 유료서비스에 타격을 입고 있음에도 어쩌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에 단속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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