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2일 아베 전 일본 총리는 인도를 방문해 파격적인 선물 보따리를 풀어 놓았다. 델리와 뭄바이간 산업벨트 건설에 100억달러를 투자하고 80억달러 규모의 양국 무역거래를 3년 내 200억달러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는 인프라를 개선하고 산업화를 위해 외국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신흥시장 선점 및 전략적 산업기지 확보라는 일본의 이해 관계와 맞아 떨어져 양국은 서로 “전략적 파트너”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일본 정부의 ‘인도 사랑’을 이제 일본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이어갈 전망이다. 인도는 과거 일본 기업들이 열악한 기업환경 속에 고전하다 철수한 후 우리나라 기업들이 진출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지역이다. 따라서 일본 기업들의 인도 공략은 우리 기업에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
최근 일본국제협력은행이 일본 제조업체 970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총 600명의 응답자 중 70%가 인도를 향후 10년 장기 투자할 지역 ‘1순위’로 꼽았다. 매년 일본국제협력은행이 해외 제조기지를 두고 있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 조사에서 일본 기업들은 그동안 중국을 가장 우선시했다. 인도가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일본 기업들이 이제 인도의 성장성을 주목하고 본격적인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일본 기업들은 인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즈호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인도에 진출한 기업은 지난 2006년 1월 현재 317개에서 2007년 2월에는 475개로 증가했다. 인도를 떠났던 산요가 합작법인 형태로 복귀했고 소니·캐논·마쓰시타·도시바 등도 속속 인도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일본 최대 가전 업체인 마쓰시타전기는 최근 인수한 인도 업체(앵커전기)를 전진기지 삼아, 자사의 파나소닉 제품들을 대거 투입할 계획이어서 인도 가전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미즈호종합연구소 측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인도 역시 임금 상승률이 높고 여전히 부족한 산업 인프라 등은 기업들에게 힘든 환경이지만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인도 시장에 대한 매력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하며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일본 기업들의 인도 진출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된다”고 전했다.
인도와 일본이 FTA를 맺으면 아시아 전체 GDP에서 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60%에 달하게 된다. 양국은 지난 8월 만남에서 FTA 체결을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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