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정부가 세계 최고 갑부 카를로스 슬림<사진>이 소유한 이동통신 업체에 대한 반독점 조사에 전격 착수했다.
이는 에두아르도 페리즈 모타 연방경쟁위원장이 지난 7월 슬림의 통신계열사에 대한 조사 가능성을 언급한 지 석 달여 만이다. 본지 7월 11일자 21면 참조
2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멕시코 연방경쟁위원회는 26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멕시코의 이동통신시장의 불공정 행위와 요금체계 등을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위원회가 특정 회사를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멕시코 이동통신 시장의 4분의 3을 점유하고 있는 아메리카모바일을 사실상 겨냥한 것이다.
연방경쟁위원회는 유선전화와 휴대폰 간 시내·외전화를 걸 때 유선사업자가 이동통신 사업자(아메리카모바일)에 지불하는 요금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에 따라 이 부분을 집중 조사키로 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라 멕시코 통신정책을 관장하는 통신교통부는 아메리카모바일에게 요금을 내리도록 명령할 수 있다.
이번 조사는 독과점 척결을 주창해 온 멕시코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올 2월 취임한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은 당선 직후부터 반독점 규정을 강화하는 등 독과점 해소에 주력해 왔다. 멕시코 정부의 타깃은 단연 카르소그룹이라는 지주회사를 통해 통신·에너지·교통·금융 등 주요 기간산업을 장악한 슬림 회장. 칼데론 대통령은 지난 3월 슬림 회장을 만나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아메리카모바일과 유선통신 업체 텔멕스는 지난 97년 슬림이 인수한 이후 여러차례 반독점 소송에 휘말렸으나 단 한번도 패소한 전례가 없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