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사령탑이 교체됐다.
‘플래시’ 원천기술 업체로 잘 알려진 어도비는 산타누 나라엔 최고운영책임자(COO·44·사진)가 다음 달 1일부터 CEO를 맡는다고 발표했다. 7년 동안 어도비를 이끌었던 브루스 치즌 현 CEO는 이달 말로 물러나며 내년 봄까지 이사회 멤버로 활동할 계획이다.
나라엔 CEO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5년 동안 어도비는 두 배 성장을 이뤄냈다”며 “지금까지의 성과를 더욱 극대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치즌 전임 CEO도 “어도비가 성장 궤도에 올라 선 상황에서 물러나 기쁘다”며 “순수한 개인 의지”라고 강조해 CEO 교체에 따른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뉴스의 눈>
어도비의 성장을 사실상 주도했던 브루스 치즌 CEO가 물러났다. 치즌 CEO는 어도비의 상징적인 인물로 2∼3년 주기로 CEO가 바뀌는 IT 업계에서 무려 7년 동안 ‘장기 집권’했다. 개인적으로도 14년 어도비 생활 가운데 7년을 CEO로 재임할 만큼 이 회사와 인연도 깊었다. 갑작스런 퇴임이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배경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어도비는 최근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린 상황이었다. 지난 9월 마감한 3분기 매출이 전년에 비해 41% 성장하는 등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8년 역시 13% 성장세를 낙관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이 때문인지 이번 CEO 교체를 다소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그의 퇴임 배경은 액면 그대로 “쉽고 싶다”라는 의지가 강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번 CEO 교체가 어도비 전략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는 않다. 단지 이전보다 ‘웹’ 중심으로 사업 방향이 더 쏠릴 전망이다. 치즌과 나라엔은 서로 ‘멘토(Mento)’와 친구라고 스스럼없이 부를 정도로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은 34억달러 규모의 매크로미디어 인수와 같은 ‘빅 딜’에 호흡을 맞춰을 정도로 어도비의 비전을 같이 고민해 왔다. 신임 산타누 나라엔 CEO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웹과 데스크톱 경계를 허물고 멀티미디어 플랫폼 업체로 나가는 어도비의 새 동력 역할을 할 지 산업계에서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산타누 나라엔 CEO
어도비의 간판 프로그램인 포토샵·플래시·애크로뱃을 개발한 주역으로 더 유명하다. 98년 어도비 부사장으로 합류했으며 기술그룹을 이끌어 온 정통 엔지니어 출신이다. 2005년 COO를 맡으면서 주로 장기전략·연구개발·판매·기업전략·마케팅 등을 총괄해 왔다. 인도 출신으로 실리콘그래픽스·애플에서 근무했으며 어도비 합류하기 전 디지털 사진 공유 프로그램을 개발한 픽트라를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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