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는 정치국(政治國) 교수는 최근 대선 주자들의 연설에 나타난 정치적 성향을 분석하기 위해 교재를 집필하고 있습니다. 정 교수는 대선 주자들의 연설문을 인용하다 문득 ‘정치적 연설문도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정 교수가 정치적 연설을 교재 집필에 이용하는 것은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일까요.
▶아닙니다. 정치국 교수가 대선 주자들의 정치적 연설을 이용해 교재를 집필하는 것은 정당한 행위입니다.
지난 6월 29일 발효한 개정저작권법 제24조에는 정치적 연설 등의 이용에 관한 조항이 신설됐습니다. 이 조항에 따르면 ‘공개적으로 행한 정치적 연설 및 법정·국회 또는 지방의회에서 공개적으로 행한 진술은 어떠한 방법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즉, 대선 후보들이 선거 운동을 하기 위해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정치적 연설이나 국회의원의 발언 등은 영리·비영리를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정치적 연설이나 국회 또는 지방의회에서 발언은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해서 보호받지 못하는 저작물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개정저작권법에서는 저작물 보호에 관한 국제협정인 ‘베른협약’의 제2조의 내용을 반영해 이 조항을 신설했습니다.
베른협약 제2조의 제 1항은 재판에서의 진술이나 정치적 연설에 대한 저작권 보호 제한 여부를 동맹국의 재량에 맡기고 있으며, 개정저작권법은 저작권 보호 제한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과거 한 출판사가 유명 정치가들의 연설을 모아 발행을 하려고 했으나 명확한 규정이 없어 제작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지만 이제는 정치 연설집 등의 출판이 자유로와진 셈입니다.
개정저작권법은 정치적 연설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베른협약 제2조의 제 3항에 따라 한 사람의 연설이나 진술을 편집해 이용할 시에는 그 사람의 허락을 받도록 제한하고 있습니다. 베른협약에 정치적 연설이나 재판에서의 진술을 한 당사자가 그 연설이나 진술을 이용한 편집저작물을 작성할 권리를 갖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즉, 특정인의 정치적 연설만을 이용하려 한다면 연설의 저작권자에 해당하는 연설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정치국 교수는 대선 주자가 공개적인 장소에서 한 연설을 대학 교재 집필에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돈을 벌 목적으로 출판할 수도 있고, 엮어서 블로그에 올리는 것까지 모두 가능합니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
<도움말=저작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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