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통신위, 거대 통신사 기능별로 분할 규제안 추진

 미국에 이어 유럽 규제기관도 통신산업의 재편을 부르는 획기적인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져 관련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통신 시장을 완전 개방형 경쟁 체제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춘 새로운 규제안을 13일(현지시각) 발표할 것이라고 헤럴드튜리뷴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미국 통신위원회(FCC)도 내년도 일부 주파수 경매 조건을 ‘망 개방’으로 내세워 시장 재편을 예고한 바 있다.

이번 EU 집행위 개편안은 국영통신 기업을 포함해 거대 통신기업을 기능별로 분할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EU가 기존에 에너지 기업의 발전소 사업과 송전 사업을 분리시켰던 것처럼, 통신사업도 네트워크 등 인프라 구축 사업과 서비스 제공 사업을 분리하겠다는 것.

이번 안을 주도한 비비안 라이딩 집행위원은 “미국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까지 단일 네트워크 시장인 반면, 유럽은 27개 시장으로 쪼개져 있고 규제도 제각각 다르다”면서 “EU 통신 시장도 미국과 같이 기능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경제권역 내에서도 통신사업자들이 로밍 서비스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유럽통신시장규제국(ETMA)을 설치, 역내 로밍과 광대역 접근, 항공기 및 선박 이동전화 이용 등을 관장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라이딩 위원은 “거대 통신 기업의 경영을 기능별로 분할하면 보조금 배분 및 신규 진입에 공정한 기회를 줄 수 있게 된다”며 “이것이 유럽 시민이 모두 브로드밴드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유럽 통신네트워크 운영자 협회(ETNO)는 성명을 통해 거세게 반발했다.

ETNO는“EU 위원회의 기능별 분리안은 사실상 독점 효과를 낳을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통신 부문 투자를 위축시켜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프랑스텔레콤 측도 “집행위원의 잘못된 규제로 광케이블을 신설하려고 했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ETNO에 따르면, 통신업계는 향후 9년간 100억유로(147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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