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한류 창달

우리나라 IT 경쟁력이 선진화하면서 개발도상국 지원과 같은 새로운 역할모델이 제시되기 시작했다. 유영환 정통부 장관이 지난 5일 서울에서 열린 ‘IT 공학교육인증(서울어코드)’ 출범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IT가 세계 가장 앞선 곳에서 뛰고 있다. 미국·유럽·일본 등 경제대국을 좇기에 바빴던 과거와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몇몇 기술과 서비스는 이미 선진국을 추월했고, 독보적인 한국형 IT 문화가 세계를 선도할 태세다. 바야흐로 ‘한류’가 ‘드라마형’에서 ‘디지털형’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모두를 포괄하는 디지털 세상(the inclusive digital world)을 위해 함께 노력합시다.”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과의 정보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세계 2000여 IT 민·관 전문가로 구성한 모임(글로벌 네트워크)인 ‘디지털 기회 포럼(DOF:Digital Opportunity Forum)’이 추구하는 모토다. 올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베트남 하노이에서 ‘DOF 2007’이 열려 어떻게 ‘코리아 IT 학습 프로그램(KOIL)’을 현지에 펼쳐놓을 지를 숙의했다.

이제는 우리나라가 IT를 개도국은 물론이고 세계에 펼쳐놓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병행할 시점이다. 매년 영국·프랑스·러시아 등과 눈을 맞춰온 ‘IT협력위원회’를 더욱 내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임정규 정보통신부 협력기획총괄담당관은 “2003년 이후로 국가 간 IT협력위원회가 활발하게 열려 지난 7월까지 22회를 기록했다”며 “기본적으로 장차관의 해외 방문국 수가 많아지면서 IT협력위원회가 활성화했다”고 전했다.

또 한·루마니아, 한·불가리아 등 IT협력위원회를 개도국으로 넓혀 우리나라의 역할모델을 재정립할 필요도 있다는 게 정통부 안팎의 시각이다.

이 같은 변화는 우리나라의 IT가 ‘선진’으로 인정받아 초청을 받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참여 정부에 들어 노무현 대통령의 국외 방문 때마다 IT 정책 수장과 기관·기업 관계자들이 수행했다. 지난 1일 열린 한·알제리, 8일 한·사우디아라비아 경제공동위원회에 이어 오는 19일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아시아개발은행(ADB)·아프리카개발기금(AfDF)에까지 정통부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등 경제 일반에도 우리나라 IT를 빼고 생각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또 케냐·이집트·베트남·몽골 등지에 정보접근센터(IAC)를 세우고, 해외 IT 전문인력을 초청해 교육하며, 도미니카·세네갈 등의 전자정부 마스터플랜을 대신 짜주는 등 적극적인 지원활동을 통해 ‘디지털 한류’ 토대를 다질 때다. ‘한·베트남 소프트웨어(SW) 컨퍼런스’처럼 기술·서비스 지원은 물론이고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IT 기업의 현지 진출을 꾀하는 사업도 더욱 활발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바람이다.

이밖에 지난 2003년 아시아·아프리카·동구유럽 등 42개 개발도상국가에 345명을 내보낸 이래로 매년 300여명씩을 파견한 ‘해외 인터넷청년봉사단’은 미래 디지털 한류의 씨앗이다. 봉사단은 1∼3개월씩 개도국에 나가 △컴퓨터 일반교육 △인터넷 활용교육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법 등을 가르칠뿐만 아니라 현지인에 IT 코리아 위상과 문화를 전파하고, 현지 교민 2세의 한국어 교육을 하는 등 풀뿌리 외교관 역할을 하고 있어 더욱 적극적인 파견이 요구된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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