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무선인터넷에 편리하게 접속할 수 있는 값싼 휴대전화를 제조할 수 있도록 휴대전화 운영(OS)시스템을 무료로 지원하는 대신 광고로 수익을 올리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 기존 통신 업계에서 통용돼오던 `게임의 룰`을 흔들고 있다.
7일 파이낸셜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휴대전화 제조, 서비스, 칩제조 등 전세계 34개 업체들과 `개방형 휴대전화연맹(OHA, Open Handset Alliance)`을 맺고 리눅스 기반의 모바일 운영체제(OS) 등을 포함한 소프트웨어(SW) 패키지 `안드로이드`를 개발하고 내년 2분기께 첫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PC를 이용해 유선에서 자유롭게 인터넷 서핑을 하는 것과 같은 환경을 휴대전화에서도 구현하기 위한 구글의 이 같은 시도는 당초 의도대로만 진행된다면 당장 내년부터 통신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즉 자유로운 인터넷 이용이 유선뿐 아니라 무선으로 넓혀지면 구글의 광고 및 검색 서비스 비즈니스는 기존의 유선인터넷이라는 벽을 뛰어넘어 무선인터넷까지 경계를 넓힐 수 있다는 것.
구글은 이를 위해 기존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모바일이나 심비안과 같은 운영체계를 로열티를 주고 사용해왔던 제조업체들에게 모든 종류의 휴대전화에 적용이 가능한 `안드로이드`라는 휴대전화 운영체계를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리눅스 기반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플랫폼이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나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소비자들에 최적화된 각종 어플리케이션을 덧붙일 수 있도록 개방할 방침이다.
더구나 구글은 PC운영체제인 윈도 모바일에 대한 휴대전화 제조 및 서비스 업체의 지지를 얻기 위해 수년동안 노력해온 마이크로소프트와 달리 삼성전자, LG전자, 스프린트넥스텔, T모바일, NTT도코모 등 30여개의 대형 휴대전화 관련 업체로 구성된 컨소시엄까지 구성한 상태이다.
이를 반증하듯 구글의 CEO인 에릭 슈미츠는 "지난 수주일 동안 언론들이 예상해왔던 (애플의 아이폰과 같은) 하나의 G폰보다 (`안드로이드`라는 모바일용 오픈 플랫폼의 개발은) 훨씬 더 야심찬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구글의 이 같은 계획은 기존 모바일 업계에서 진행돼온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꾸는 것이어서 의도했던대로 쉽게 정착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가령 이동통신 서비스업체는 지금까지 가입자들이 자신의 휴대전화에서 어떤 어플리케이션을 볼 것인지를 결정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자사망에 진입하는데 필요한 룰을 만들고 협상의 주도권을 가졌다. 통신업계의 전통적인 `폐쇄구조(walled garden)` 시장 모델에 충실했던 것.
하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사용하게 되면 이론적으로 소비자들은 유선 인터넷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이메일, 인스턴트 메시지 등 각종 어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구글의 이 같은 구상을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업체들이 받아들일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특히 미국시장의 경우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52%를 차지하고 있는 AT&T와 버라이즌, 영국의 보다폰 등은 아직 구글의 프로젝트에 참여할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이다.
이들 업체들은 특히 민감한 가입자 정보가 안드로이드 플랫폼으로 인해 제3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 손쉽게 넘어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다. 또 구글이 내년에 실시될 미국의 700㎒대역의 주파수 대역 경매에 참여해 주파수를 받은 뒤 이동통신 사업에 뛰어들 경우 곧바로 이들 업체들과 경쟁관계가 형성되는 실정이다.
더구나 구글이 제공하려는 모바일용 운영시스템 분야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와 팜(Palm), 심비안 등 쟁쟁한 업체와 단체들이 이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10억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노키아는 이미 심비안 운영체계를 이용하는 고사양 휴대전화에 이미 오픈 소스형태의 정책을 취하고 있는데 구글이 이 같은 추세를 따라왔다며 은근히 여유를 잡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구글의 앤디 루빈은 그러나 "안드로이드는 조만간 실제로 업체들에 곧바로 배포된다는 점에서 다른 플랫폼과는 사정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무료로 제공되는 안드로이드는 타치스크린 형태이든 바 형태이든 대부분의 휴대전화에 곧바로 적용된다는 것.
구글이 주도하고 있는 OHA는 내주에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에게 안드로이드 플랫폼 초기 버전을 줄 계획이며 안정화 단계를 거쳐 서비스업체와 제조업체에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따라서 휴대전화 단말의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고 더욱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하기 때문에 T모바일의 경우 내년 2분기에 제품이 나오면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과 이용자의 위치확인은 물론 통화내역, 접속내역, 검색, 이메일, 다중게임, 지도서비스 등 전혀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계획이다.
물론 구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올리지 않을 계획이다. 구글은 그러나 모바일 광고를 통해 충분한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이를 서비스업체들과 공유함으로써 이동통신 요금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의 휴대단말을 개발한 애플과 달리 수많은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생산하는 다양한 휴대전화에 탑재될 모바일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구글의 전략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통신업계에서 수렴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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