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 기업 3분기 실적 발표는 그야말로 ‘어닝 서프라이즈’의 연속이다. 주택 융자 부실 사태(서브 프라임)와 유가 폭등이 IT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를 깨고 주요 기업이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PC 부문에서 동력을 찾으며 보란 듯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과시하고 있다.
◇3분기 월가 예상은 다 깨졌다=3분기 미국 애널리스트들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마존이 작년 동기 순익이 네 배 이상 증가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가 8년 이래 최대 성장률을 과시했다. 이와 함께 구글 46%, 애플 67%, 인텔 43%로 순익이 급증했다. MS는 애널리스트 예상보다 9억달러나 많은 매출 실적을 내놓았고 인텔은 4억달러, 애플과 아마존도 각각 2억달러, 1억달러나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인터넷·엔터테인먼트·PC 3대 성장동력=구글은 매년 20% 이상씩 성장하는 인터넷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 회사는 미국 및 전 세계 인터넷 광고의 호조로 분기 순익 규모가 처음 10억달러를 돌파했다. MS와 아마존은 대박 엔터테인먼트가 실적으로 이어진 사례. MS가 지난달 25일 발매한 게임 ‘헤일로3’의 매출이 3억달러를 돌파하는 등 전무후무한 기록을 냈다.
아마존은 3분기 출간된 해리포터 시리즈를 250만권을 팔아치우는 괴력을 발휘했다. 매분기 시장이 쪼그라들었던 PC 시장이 3분기에 2년 이래 최대 규모의 성장률을 보인 것도 미국 IT 기업 실적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PC 단가가 떨어져 게이트웨이 등 PC 업체는 인수합병(M&A) 바람에 휩싸였지만 마이크로프로세서와 PC 소프트웨어를 파는 인텔과 MS는 아시아 시장의 급속한 성장으로 적잖은 재미를 봤다.
◇4분기에도 실적도 호조세=미국 시장조사 기관은 인터넷·디지털 엔터테인먼트·PC를 3대 축으로 하는 미국 IT 기업의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제니스옵티미디어 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인터넷 광고 시장 성장률은 28%로 다른 광고 시장 3%를 압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IDC는 노트북PC 시장이 예상 외로 커지고 있어 PC 시장이 당분간 출하 대수와 매출 모두 지속적인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IDC 측은 “3분기 노트북PC 시장이 작년 대비 26.6% 성장한 데 이어 4분기 시장도 이에 못지않을 것”으로 예상하며 “신흥 시장의 노트북PC 시장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데스크톱PC 매출을 역전하는 시기도 당초보다 1년 빠른 2009년 말이 될 것”으로 봤다.
한편 4분기는 연말 쇼핑 시즌이 맞물려 있다는 점이 IT 기업에 호재다. 아마존은 4분기 해리포터 시리즈만 510만∼545만권이 팔릴 것으로 내다봤으며 애플은 아이폰 수요 폭증과 잠금 장치 해제에 대비해 1인당 아이폰 구매 수를 2대로 제한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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