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창업주들, 새 업종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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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초 e베이는 인터넷전화 자회사 스카이프의 실적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이 회사의 창업자인 니클라스 젠스트롬을 CEO직에서 해고했다. 젠스트롬과 또 한 명의 공동창업자 야누스 프리스가 지난 2005년 e베이에 스카이프를 매각할 당시 받은 금액은 26억달러. 각각 38세와 28세인 이들은 일을 그만둔다 해도 이미 돈이 아쉬울 게 없는 청년 재벌이지만 또 다른 모험에 도전했다. 인터넷TV 업체 주스트를 창업하고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것.

 역시 e베이에 회사를 매각한 전자결제 시스템 페이팔의 창업자 막스 레브친(32)도 M&A 이후 슬라이드닷컴이라는 사진·동영상 공유 서비스 업체를 설립해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1억달러가 넘는 재산을 모은 후 8년간 사귄 여자친구와 약혼을 하고 방 5개 딸린 530만달러 저택에서 살지만 요즘도 하루 15∼18시간 일에 파묻혀 지낸다. 레브친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페이팔을 매각한 직후가 인생에서 최악의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멋진 해변에서 일광욕을 하거나 여자친구와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것도 즐겁지만 길어야 세 시간이고 깨어 있는 남은 18시간 동안 뭘 해야 할지 고민스러웠다”며 “은퇴하기에는 내 나이가 너무 젊고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처럼) 자선활동으로 여생을 보내기에는 에너지가 넘친다”는 말로 고충을 토로했다.

 뉴욕타임스는 인터넷 혁명으로 인해 남들이 이제 막 사회에 입문할 시기에 너무 일찍 수천만 혹은 수억달러의 자산가로 둔갑한 실리콘밸리 ‘젊은 왕자님’들이 잇따라 창업 전선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카이프 공동창업자들과 레브친 외에도 넷스케이프 공동창업자 마크 안드레센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 닝을 설립했으며 마이스페이스 창업자 브래드 그린스펀은 얼마전 다우존스 지분 인수전에 전 재산을 걸기도 했다.

 신문은 이들이 제트기나 요트를 구매하며 재력을 과시하기보다는 창업 등으로 제2, 제3의 도전을 감행하는 까닭은 더 큰 부를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나 자기 자신과의 경쟁에서 이겨 성취감을 맛보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레브친과 페이팔을 함께 설립했고 지금은 헤지펀드 회사를 창업한 피터 티엘은 “우리들이 다시 창업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 과거에 달성한 것들을 뛰어넘는다는 의미가 있다”며 “이는 상당히 자극이 되는 목표”라고 말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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